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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공노할 IS의 파리 테러, 문명사회가 단합해 응징해야

천인공노할 IS의 파리 테러, 문명사회가 단합해 응징해야

Posted November. 16, 20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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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 테러집단인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 파리에서 저지른 동시다발 테러는 2001년 911 테러에 버금가는 충격으로 다가온다. 테러범들은 13일(현지시간)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록밴드 공연장과 축구경기장, 술집과 식당 등 6곳에서 평온한 일상을 즐기던 무고한 시민들에게 무차별 총기난사와 자살폭탄공격을 감행해 최소한 1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테러 감행 후 IS는 프랑스가 무슬림을 공습하고 예언자 모하마드를 모욕하는 데 압장섰다며 이번 테러가 지난 9월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시리아 공습에 프랑스가 동참한 데 대한 보복임을 분명히 했다. 무고한 민간인 470여명을 살상하고 성스러운 공격이라고 우기는 IS의 잔혹함에 치가 떨린다. 파리 외곽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축구경기 관람 중 경기장 밖 자살폭탄 테러 보고를 받고 몸을 피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표현대로 전 인류에 대한 공격을 자행한 IS를 인류의 이름으로 규탄한다.

IS는 중세 이슬람 전성기의 칼리프(이슬람의 정치 종교 지도자) 제국 부활을 목표로 삼고 있는 테러집단이다. 2004년 이라크의 수니파 무장단체 유일신과 성전으로 출발해 시리아와 이라크 영토 상당부분을 점령한 뒤 지난해부터 사실상 국가 행세를 하고 있다. IS는 외국 인질을 참수하고 산 채로 불사르는 수법으로 공포감을 극대화시켜 외세 개입을 차단하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파리 테러도 프랑스 미국 등 IS 공격을 주도하는 국가에 어디든 안전한 곳은 없다는 공포를 확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IS는 지난 달 31일 러시아 여객기 폭파에 이어 이달 12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폭탄테러를 저질렀다. 파리 테러를 폭풍의 시작이라고 밝혀 추가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도 크다.

사살된 테러 용의자 가운데 1명은 프랑스 국적이며 다른 2명은 최근 그리스를 통해 입국한 난민으로 확인됐다. 난민으로 가장해 유럽에 잠입한 뒤 테러를 저지르는 것은 시리아 등에서 밀려오는 난민들을 수용하는 유럽 주요국의 관용에 대한 패륜적 도전이다. 국제사회가 테러에 굴복하지 않고 단호하게 맞서야 문명세계에 대한 IS의 극렬한 도전을 저지할 수 없다.

우리도 강 건너 불 보듯 할 때가 아니다. 2004년 이라크에서 김선일 씨를 살해한 단체가 IS의 전신인 유일신과 성전이다. IS가 한국을 친미국가로 분류해 잠재적 범행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다. 지난 달 대규모 인명 살상용 사제폭탄을 만들 수 있는 질산암모늄을 국내로 밀수하려던 IS 동조 외국인 5명이 적발된 것도 불길한 사례다. 외국인 출입국 단속 강화 등의 임시조치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테러단체의 침투를 막기 어렵다. 여야는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테러대응을 강화하는 테러방지법 제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IS의 준동을 보면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무고한 국민이 희생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