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난민 너무 많이 오네" 철로 닫은 독일

Posted September. 15, 2015 07:34,   

ENGLISH

난민들을 적극 수용하기로 했던 독일 정부가 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오자 오스트리아와 함께 국경을 통제하겠다고 13일 밝혔다.

오스트리아 국영 철도회사는 이날 오후 5시부터 독일로 향하는 모든 열차의 운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런 조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가 국경 통제 문제와 관련해 전화 통화를 한 뒤에 취해졌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시 국경 통제 조치는 현재 독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 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며 질서정연한 난민 수용 절차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에서 철도를 이용해 독일로 들어가는 관문인 뮌헨에는 12일 하루에만 1만3000명이 넘는 난민이 쏟아져 들어왔다. 독일 당국은 올해 자국으로 유입될 난민이 지난해에 비해 4배 많은 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덴마크가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철도, 고속도로를 한때 통제한 데 이어 독일마저 국경 통제에 나서자 솅겐 협정이 창설 20년 만에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협정은 유럽 26개 국가 간 국경 검문이나 비자 없이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협정이다. 유럽개혁센터의 연구원인 카미노 모르테라는 만일 솅겐 협정이 붕괴된다면 유럽연합(EU)의 존립 근거가 상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체코의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총리는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남부 국경지대에 경찰력을 늘리는 등 안전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도 이달 초 국경을 임시로 통제했다.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트위터에 굿바이 솅겐이라는 글을 올렸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