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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더미로 변한 시리아 코바니 결혼식 화제

잿더미로 변한 시리아 코바니 결혼식 화제

Posted August. 28, 20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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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한 웨딩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턱시도 차림의 신랑과 부케를 든 신부 뒤로 잿더미로 변한 도시 풍경이 펼쳐져 있는 것. 주인공은 이달 15일 시리아 북부 국경도시 코바니에서 결혼식을 올린 일마즈 알리 씨(30)와 에빈 베데르칸 씨(21) 커플. 신랑 알리 씨는 26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코바니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향이자 사촌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간 곳이라며 이곳을 지키는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터키와 국경을 접한 코바니는 쿠르드족이 주로 사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지난해 9월 과격 이슬람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손에 넘어갔다가 올 1월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넉 달간의 격전 끝에 탈환했다. 하지만 올해 6월 나흘간 다시 교전이 벌어져 민간인 200여 명이 숨지는 등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결혼식을 올린 신랑신부도 각각 6월 교전에서 친척을 잃었다. 교사인 알리 씨는 폐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경제적인 이유로 난민 행렬에도 동참하지 못하고 고향 코바니에 남은 가족이 많다며 차근차근 마을 재건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은 출발을 뜻하지 않느냐면서 우리 커플의 결혼사진을 통해 죽음, 파괴, 테러가 지나간 코바니에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