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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떠들썩한 케냐행...'맥빠진 잔치'

Posted July. 27, 201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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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바쁜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여행과는 거리가 멀다.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고, 해당 국가엔 방문 목적에 맞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24일부터 2박 3일간 아버지의 나라인 아프리카 케냐를 자신의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찾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다소 맥 빠진 방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아버지 가족들과 만났다. 의붓할머니인 세라 오바마와 이복 여동생인 아우마 오바마 등 친척 30여 명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백악관과 케냐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아버지 고향 코겔로 방문은 성사되지 못했다.

함께 저녁을 했던 친척 사이드 오바마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몇몇 친척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케냐에 더 오래 머무르며 친척들과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말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일의 특성상 항상 있고 싶은 장소에만 있을 수는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의붓할머니는 오바마 대통령이 열 살 때 사망한 아버지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만큼 출신 부족인 루오족 전통에 따라 무덤을 참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25일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선 이견을 노출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냐의 반()동성애법 폐기를 촉구하며 단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다르게 대하거나 학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케냐타 대통령은 미국과 케냐가 공유하지 않는 가치도 있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는 케냐 방문이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인 분위기였으나 일부 불협화음도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