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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도발보다 불감증이 더 문제다

Posted July. 14, 2014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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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오전 1시 20분과 30분 경 개성 북쪽 지역에서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 쪽으로 발사했다. 우리 군은 이 미사일의 사거리가 500여km 정도인 것으로 추정했다. 발사 지점은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0여km 떨어진 곳이다. 북한이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의 핵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가 11일 부산에 입항한 것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벌인 인상이 짙다.

북한은 올해 2월 21일부터 어제까지 스커드, 노동미사일과 300mm 신형방사포 등 모두 97발의 중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이 중 탄도미사일은 6차례에 걸쳐 1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여기에 쓴 비용은 최소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우리 군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올해 인건비로 약 9100만 달러(927억 2900만원)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교류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10곳 이상 운용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날렸다. 이래서는 북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거듭 강조하고, 9월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는 평화 공세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

정부는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 1874, 2087, 2094 호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미국과 협의해 유엔에 문제 제기를 할 방침이다. 그러나 유엔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규탄하고, 대북 제재를 가한 조치들은 그동안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중에선 한국 미국 중국이 협상을 통해 북의 핵 포기를 설득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제사회의 북핵 불용이 외교적 수사에 그친다면 북이 압박을 느낄 리 만무하다.

핵, 미사일을 개발할 돈으로 주민이나 먹여 살리라고 북에 주문하는 것은 우이독경()이다. 정권이 붕괴하기 전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핵을 가진 북과 불안한 평화를 모색할 것인지, 아니면 결연한 의지로 단호하게 막을 것인지 선택의 길밖에 없다. 북의 침투와 도발에 번번이 뚫리고 당해도 달라지는 게 없는 군의 대비 태세부터 다잡아야 한다. 북의 미사일 도발이 잇따르다보니 북한은 늘 그런다식으로 불감증()에 빠져있다간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