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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업단 이동은 3시간, 현장시찰은 1시간

중기업단 이동은 3시간, 현장시찰은 1시간

Posted July. 05, 2014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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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맞춰 한국을 찾은 중국 기업인 50여 명이 3일 오후 경기도를 방문했다. 중국 상무부가 KOTRA에 경기도 내 투자할 만한 현장 방문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경기도청이 마련한 일정이었다.

중국 기업단은 오후 1시경 서울 서초구 헌릉로 KOTRA에서 출발해 경기 고양시 킨텍스, 한류월드, 파주시의 통일동산 등 3곳을 방문하고 오후 6시까지 서울로 돌아와야 했다. 5시간 만에 왕복 120km에 달하는 동선이었다. 결국 중국 기업단의 현장 시찰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진행된다.

각각의 행사는 공들여 준비됐다.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경기도가 킨텍스에서 연 투자 설명회에서 중국 기업단은 발표만 듣고 자리를 서둘러 떠야 했다. 행사장 곳곳에 경기도 내 투자 현장에 대한 중국어 게시물이 있었지만 이를 둘러볼 시간도, 사람도 없었다. 한국 기업인들과 교류할 시간이 없어 서로 명함을 주고받기에 바빴다.

통일동산에서 현장 설명을 맡은 발표자가 짧은 소개와 함께 자세한 내용은 팸플릿을 참고해 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곳에서 45분간 머무를 예정이었지만 일정 지연으로 중국 기업단이 실제 머문 시간은 10분 정도였다. 질문 시간은 이번 행사 어디에도 없었다. 투자설명회(1시간), 현장시찰(1시간)보다 도로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3시간)이 더 길었다.

무리한 일정 탓인지 중국 기업단의 표정에는 시간이 갈수록 피곤한 기색이 짙어졌다. 한 기업인은 두통 때문에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다.

경기도청과 지원을 맡은 KOTRA 간의 엇박자도 문제였다. 경기도청은 당초 통보받은 대로 중국 부동산업체 관계자들의 방문을 예상하고 행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인 가운데는 부동산업체 사람이 많지 않았다. 출발 직전 20여 명의 기업인이 일정을 취소했는데 경기도와 KOTRA가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아 이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퇴근시간이 겹치는 시간대에 무리한 일정을 강행한 경기도나, 이를 제대로 중간에서 조율하지 못한 KOTRA 모두에 아쉬운 대목이다. 귀한 손님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오히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어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