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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코리아 4색의 완장

Posted May. 10, 20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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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려운 자리다. 책임감도 있고, 그 책임감이 경기력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경험도 있어야 한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누구보다 주장의 어려움과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은 주장에 대해 팀 통솔력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라운드에서 일종의 플레잉 코치로서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적 변화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장에 따라 팀 색깔이 달라지기도 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허정무호는 박지성(33에인트호번)이 주장 완장을 찬 이후 공격적이면서도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하는 홍명보호는 23명의 최종명단을 8일 발표했다. 누가 주장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명보호의 주장 후보로는 구자철(25마인츠)이 자주 거론된다. 구자철은 홍명보호에서 4차례 주장을 맡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주장 완장을 찼다. 홍 감독과 오래 지낸 만큼 홍 감독의 생각을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이청용(26볼턴)도 빼놓을 수 없다. 이청용은 지난해 11월 스위스전에서 처음으로 대표팀 주장을 맡아 선후배들을 잘 이끌고 팀의 구심점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팀 선수들과 두루 친하면서 위기가 닥쳤을 때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성격도 이청용 주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청용은 기량으로 따질 때도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손색이 없다.

23명의 대표팀 선수 중 유일하게 월드컵을 두 번 경험한 박주영(29왓퍼드)도 주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표팀 내에서 고참에 속하는 박주영은 선후배들과의 관계가 돈독하고 리더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월 미국 전지훈련에서 주장을 맡았던 이근호(29상주)는 유일한 K리거 출신 주장 후보다. 당시 홍 감독은 이근호에 대해 풍부한 경험으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었다고 평가했다.

대표팀 최고참 곽태휘(33알힐랄)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곽태휘는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등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릴 경우 출전 횟수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