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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공동단장 첫 회견주제는 민생

Posted March. 10, 20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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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9일 야권 통합신당의 공동신당추진단장으로서 국회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은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민주당이 준비한 기자회견장 플래카드에 국정원 간첩 조작이라고 적힌 문구가 문제가 됐다. 급하게 국정원 증거 조작으로 수정된 문구를 덧붙였다. 기자회견장을 정리하느라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의 입장이 늦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기자회견이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10분가량 지연되자 회견장 안은 술렁였다. 민주당 당직자가 증거라는 수정문구를 적은 종이를 플래카드에 덧붙이는 장면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플래카드 수정은 (간첩사건의 피고인) 유우성 씨가 간첩일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라며 새누리당의 불필요한 공격의 빌미를 없애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플래카드 문구 수정은 새정치연합 측의 이의 제기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신당이라는 화학적 결합에 이르는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의료계의 집단휴진 자제를 호소했다. 이들은 어떤 명분도 정당한 요구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우선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측은 또 휴진 사태와 관련해 여야정이 참여하는 의료공공성 강화와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논란과 관련해서는 다시 한 번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국정원 증거조작 문제는 사법질서에 대한 신뢰의 근간을 흔들고, 국가 안보와 외교관계에까지 심대한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며 외국 정부로부터 우리 검찰이 위조된 자국의 공문서를 증거로 제출했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토록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양측이 국정원 증거조작 논란이 아닌 의료계의 집단휴진 자제를 제1안건으로 앞세운 것은 새로 만들어지는 신당이 민생을 위한 정치에 주력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와 안 위원장은 8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함께 참석한 자리에서 공동기자회견에 합의했고, 제1안건으로 의료계 파업 문제를 다루기로 뜻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또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이행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들은 청와대 비서관이 새누리당 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면접하고 줄 세우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제라도 거짓의 정치를 버리고 약속을 지키는 약속의 정치 대열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길진균 leon@donga.com배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