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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3자 구도의 안철수 바람, 미풍인가 태풍인가

지방선거 3자 구도의 안철수 바람, 미풍인가 태풍인가

Posted January. 22, 201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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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이 2월 중 창당준비위를 발족하고 3월 말까지 창당을 완료해 6월 지방선거에 참여하겠다는 구체적 일정을 밝혔다. 지방선거가 새누리당, 민주당, 안철수신당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돼 지방선거에 쏠리는 국민의 관심도 더 커지게 됐다.

한국 정치사에서 제3의 정당이 국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을 거둔 예는 지역에 기반을 둔 충청권 정당 외에는 없다. 특정 인물 중심이거나 선거에 임박해 급조된 정당들은 포말처럼 사라졌다. 안 의원은 결코 선거용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정치구조를 생산적 경쟁구조로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런 포부를 실현하려면 우선 안철수 신당이 괜찮은 인물들을 영입하고 후보로 내세워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할 것이다.

안철수 신당의 기반이 된 안철수 현상은 안 의원 개인의 정치 철학에 대한 국민의 공감보다는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감의 표출로 봐야 한다.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려면 이런 실망감을 수렴해 진정한 새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비전과 정책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안철수 개인에게 의존하는 정당은 정당민주주의의 원칙에 어긋날뿐더러 오래 지속되기도 어렵다.

정당의 존재 목적은 다양한 공직에 구성원들을 진출시켜 자신들이 추구하는 비전과 이념을 실제 정치로 실현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안 의원 측이 6월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내겠다고 천명한 것은 바람직하다. 공천을 하기도 전에 특정 지역에서 민주당의 양보를 기대하거나 야권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다면 존립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자충수가 될 것이다.

지방선거가 3당 구도로 치러진다면 수도권 지역에서 민주당의 타격이 클 것이다. 여론조사 추이로 본다면 안철수 신당과 맞붙게 될 호남 지역도 안심하기 어렵다. 민주당 지도부가 호남을 찾아 외할머니댁 툇마루나 어루만지는 식으로 지역 정서에 호소하거나 야권연대 같은 정치 공학에 의존하는 것으로는 안철수 현상을 극복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새 정치를 이뤄낼 수 있는 혁신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 새누리당도 어부지리()를 얻겠다는 계산에서 안철수 신당의 출현을 반기고 현실에 안주한다면 예상밖의 태풍에 휩쓸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