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윤창중 미국 가서 조사 받고 진실 밝혀라

Posted May. 15, 2013 06:41,   

ENGLISH

주미한국대사관은 그제 미국 워싱턴경찰국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조속히 수사해달라는 한국 정부의 견해를 전달했다. 한국 정부는 박 대통령 방미 중에 윤 씨가 미국 경찰의 조사를 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그를 귀국시켰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일종의 범인도피를 방조한 혐의다. 윤 씨에 대한 수사를 통해 사실을 규명하고 미국법에 따른 처벌을 받는 것이 그나마 땅에 떨어진 나라체면을 추스릴 수 있는 길이다. 교민 사회도 교포 여학생이 당한 성추행에 단단히 화가 나 있다. 재미동포 단체인 미주사람사는세상도 성명을 내고 윤씨를 조속한 시일 내에 미국으로 송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폴 메트칼프 워싱턴경찰국 대변인은 어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윤창중 사건은 경범죄지만 살인 강간과 같은 중범죄와 똑같은 중요성을 갖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한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윤씨가 호텔 방에서 알몸인 상태에서 인턴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쥔 것은 중범죄로 강간미수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현지 변호사들은 전한다. 법정형량이 징역 1년 이상인 중범죄의 경우 미국의 요청에 따라 범인을 인도해야 한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실의 조사내용을 공개하고 미국 수사당국에도 알려 조사를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다. 나라 망신을 시키고 거짓말을 하는 윤씨를 보호할 필요도 없고 보호해서도 안 된다.

윤씨는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러놓고도 반성하는 기미가 없다. 공개 기자회견에서 피해 인턴 여성의 업무 미숙을 비난하고 상관인 이남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사태의 본질을 흐렸다. 성추행이 일어난 페어팩스호텔에서 새벽에 술에 취한 자신을 목격했다는 기자들에게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기자회견에선 언론보도에 법적 대응 운운하며 위협했다.

윤씨에게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미국 경찰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고 사태를 빨리 마무리하는 것이 순리다. 그것이 국민과 피해 여성에게 속죄하는 길이요, 자신을 발탁했던 박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도리일 것이다. 피해 여성과 가족에게도 백배사죄()해야 한다. 윤씨가 잔꾀를 부리며 거짓말을 늘어놓을수록 국민의 분노가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