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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우리 눈으로 잡아낸다

Posted May. 02, 201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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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이 한반도 상공을 손바닥 보듯 감시할 수 있는 장거리 레이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레이더를 이용하면 한반도 상공에 접근하는 모든 비행기는 물론이고 북한의 대포동 2호 같은 장거리 미사일도 발사하는 순간 알아낼 수 있다.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은 1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탐지거리 400km 수준의 전술대공감시레이더(이하 전술레이더) 설계를 마치고 실제 제품제작 단계에 들어갔다고 1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전술레이더 제작기술이 없어 외국 장비를 전량 수입해왔다. 이번에 장거리 레이더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써 국방기술 자립화는 물론이고 해외 수출도 기대된다. 비슷한 성능의 외국산 전술레이더의 가격은 대당 200억 원에 이른다.

대공 방어체계 자립 기대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전파를 분석해 적 항공기까지의 거리, 방향 등을 알아내는 탐지장비로 국가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필수장비다.

흔히 탐지거리 300km 이상을 장거리 레이더로 구분한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전술레이더는 탐지거리 400km 이상으로 3, 4대만 설치하면 한반도에 접근하는 적군 비행기, 대륙간탄도탄 등 모든 전술전략 무기를 감시할 수 있다.

넓은 지역을 살펴보는 전술레이더는 좁은 한반도 땅에서 더욱 유용하다. 북한 상공까지 모두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적의 미사일 발사와 전투기 출격 여부 등을 즉시 알아낼 수 있다.

전술레이더는 최근 북한의 로켓 은하 3호 발사로 우려를 낳고 있는 장거리 미사일 대응에도 도움이 된다.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려면 미사일만을 전문적으로 추적하는 미사일탐지추적레이더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술레이더 정보로 피격 전() 사전경보, 발사위치 보복공격이 가능하다. 전민현 LIG넥스원 ISR연구센터 팀장은 이번에 개발한 전술레이더는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의 미사일 감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국방과학연구소가 하고 있는 해군함정용 중거리 레이더(탐지범위 100200km 상당) 개발에도 2006년부터 참여해 국산화 완료 단계에 들어갔다. 이 밖에 공군용 중거리 레이더도 개발 중이다. LIG넥스원은 중장거리 국산 레이더를 3, 4년 안에 군에 납품할 계획이다.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이어 세계 4번째 개발

탐지범위 300km를 넘는 전술레이더는 사용하는 전파의 파장이 단중거리 레이더에 비해 훨씬 길다. 그러나 파장이 긴 만큼 정확도도 떨어져 레이더에 나타난 물체를 식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현재 육상용 장거리 전술레이더를 제작, 판매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도 미국의 록히드마틴, 이탈리아의 셀렉스, 스페인의 인드라 등 3개사뿐이다. 전 팀장은 복잡한 주파수 파장을 분석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 정밀성을 높이는 작업이 가장 까다로웠는데 이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이번에 개발한 전술레이더 제작기술을 응용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최장거리 미사일을 추적,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탐지추적레이더 기술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전승민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