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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54% 철폐 미국산 주스, 값 안내려

Posted April. 06, 2012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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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및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세가 낮아졌는데도 상당수의 수입 제품은 가격이 거의 내려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기업이 수출 가격을 높이거나 국내 수입업체들이 관세인하 분을 유통마진으로 챙기면서 정작 국내 소비자들은 FTA 체결로 인한 가격인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킴스클럽 강남점을 방문해 FTA 발효 이후 미국산 9개, 유럽산 9개 등 18개 제품의 가격동향을 점검한 결과 11개 품목의 가격이 전혀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 조사에는 김동수 위원장도 동행했다.

실제로 한-EU FTA 발효 후 8%이던 관세가 철폐된 브라운 전동칫솔, 테팔 전기다리미, 휘슬러 프라이팬 등 유럽산 6개 품목은 가격변동이 없었고, 역시 유럽산인 필립스 면도기는 제품에 따라 35% 가격이 내려갔지만 인하폭이 관세 인하폭보다 훨씬 적었다.

주류나 주스도 마찬가지였다. 관세가 5%포인트 내려간 유럽산 발렌타인 17년산 위스키는 물론이고 미국산 밀러 캔맥주와 병맥주는 관세가 4.3%포인트 내려갔지만 가격변동이 없었다. 4554%였던 관세가 완전히 철폐된 미국산 웰치스 포도 주스와 오렌지 주스 역시 가격이 그대로였다. 하지만 웰치스 포도주스와 오렌지주스를 수입하는 농심은 이날 공정위 발표 직후 출고가격을 8% 기습 인하했다.

이에 반해 미국산 오렌지는 관세가 20%포인트 내려갔지만 가격은 25% 떨어지는 등 식품류 일부 품목은 관세 인하폭보다 가격이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병기 황형준 weappon@donga.com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