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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25 전쟁 커밍스의 앵무새 이제 사라져야

[사설] 6•25 전쟁 커밍스의 앵무새 이제 사라져야

Posted June. 24, 201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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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 61주년이다. 625전쟁은 지난해 60주년을 넘긴 뒤에도 사회에서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625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장진호 전투를 다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한의 17일(17 Days of Winter) 촬영 준비가 한창이다. 우리 국립극장에서는 625전쟁 때 남자는 모두 죽거나 떠나버린 산골 과부마을을 배경으로 한 연극 산불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한때 반공극()으로 폄훼되기도 했지만 인간 애욕을 세밀히 묘사한 사실주의 연극의 가치가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북한 공산집단이 우리 민족에게 가장 큰 악행을 저질렀음에도 그런 북한 정권을 비호하고 반공을 비아냥거리는 세력이 버젓이 활개 치는 현실 자체가 더 문제다. 소설가 복거일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영어 뮤지컬 장진호 전투도 공연되고 있다. 625를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그 전쟁의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라도 625의 문화적 기념은 필요하다.

학계에서는 625전쟁 연구가인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최근 역사와 지식과 사회-한국전쟁의 이해와 한국사회란 책을 냈다. 거기서 박 교수는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얼버무린 미국 역사학자 브루스 커밍스를 비판했다. 한때 커밍스에 심취했던 박 교수는 625가 남침이냐 북침이냐는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의 문제라며 1990년대 소련 중국의 문서자료가 발굴 공개되면서 625가 남침임이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른바 진보로 포장한 일부 세력은 여전히 남침인지 북침인지 모르겠다 내전이다 운운하며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부 교사는 학생들에게 왜곡된 625 전쟁관()을 심어주기까지 한다. 그 결과가 세계 최악의 정권인 김정일 집단을 두둔하는 세력의 대물림으로 나타난다. 625는 미국의 남북전쟁 같은 내전이 아니라 스탈린의 지원과 마오쩌둥()의 동의 하에 북한 김일성이 저지른 국제전이라는 사실이 사료로 명백해진지 이미 오래다.

커밍스는 국군과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학살은 간략하게 다루는 편향의 오류도 범했다. 이제 이 땅에서 커밍스의 앵무새들이 사라질 때도 됐다. MBC TV는 25일 625 특집으로 노근리는 살아있다를 방영할 예정이다. 625전쟁 때 인민군이 저지른 양민 학살은 도외시하고 국군과 미군의 학살만 부각시키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세계 13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미증유의 625 국난을 극복했기 때문임을 젊은 세대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