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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비리에 격노한 이건희 전임직원 부정 단호히 처벌

내부 비리에 격노한 이건희 전임직원 부정 단호히 처벌

Posted June. 09, 201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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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석 삼성테크윈 사장이 회사의 내부 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8일 오전 삼성 사장단회의 직전에 사표를 제출했다. 내부 비리로 삼성 계열사 사장이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비리는 협력업체 납품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은 관계자 문책과 그룹 감사기능의 강화를 지시했다.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8일 오전 열린 삼성 사장단회의에서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된 데 대해 이건희 회장이 강하게 질책했다고 전했다. 사표를 낸 오창석 사장은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7일 삼성테크윈의 경영진단 결과에서 내부 비리를 보고 받은 이건희 회장은 해외의 잘나가던 회사들도 조직의 나태와 부정으로 주저앉은 사례가 적지 않다. 삼성도 예외가 아니다. 부정을 저지르면 큰일 난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며 내부 비리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강조했다. 이 회장이 4월부터 매주 화, 목요일 이곳으로 정기 출근한 이래 가장 크게 역정을 냈다는 후문이다.

구체적인 비리 내용에 대해서는 삼성 전체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삼성테크윈 내부에서조차 오 사장 외에는 영문을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크윈은 두 달 내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비리 내용을 밝히고 후임 사장을 정할 예정이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삼성이 자랑하는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된 부분이다. 사회적 통념상 그렇게 크지 않은 문제라도 삼성에서는 문제가 된다는 질책이라고만 했다. 그는 오 사장은 비리와 관련이 없고, 삼성테크윈이 국방부에 납품하는 K9 자주포와도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삼성테크윈의 비리가 어떤 유형인지, 또 이 회장의 분노가 그룹 전체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납품비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이 내부의 일이라고 강조했고, 평소 협력업체에서 금품이나 접대를 받는 것을 가장 금기시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평소 부정이 있는 회사에서 좋은 물건이 나올 리 없고, 설령 좋은 물건이 나오더라도 소비자들이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고 이병철 창업주도 일을 잘하려다 실수를 하면 용서하겠지만 사욕을 위해 부정을 하면 용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었다. 삼성 협력업체 사이에서는 삼성이 지독하게 굴어도 뒷돈은 안 받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 회장은 감사 기능을 대폭 강화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감사를 아무리 잘해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감사 책임자의 직급을 높이고, 감사인력 및 자질을 강화하며, 감사를 독립조직으로 운영하도록 주문했다. 현재 계열사별 감사조직은 경영전략실 등에 속해 있고, 감사팀장은 상무 또는 전무다.



김희균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