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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항만시설파괴 등 최악 상황에 대비

Posted March. 24, 20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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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과 탄도미사일, 잠수함, 특수부대 등 북한군의 비대칭 전력에 한국의 주요 항만시설이 파괴 또는 봉쇄되는 사태에 대비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사상 최초로 서해에서 실시되고 있다.

한미연합사령부는 23일 이번 훈련이 다음 달 말까지 실시되는 독수리훈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 고위 관계자는 1년 전 천안함 폭침사건에서 입증된 북한 비대칭 전력의 위험성을 한미 군 당국이 심각하게 인식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연합사에 따르면 2224일 서해 안면도 해상에서 진행되는 이번 훈련의 공식 명칭은 한미 연합 합동해안양륙군수지원(CJ LOTSCombined Joint Logistics over the Shore) 훈련. 이 훈련은 과거 미군 단독으로 동해에서 실시한 적이 있지만 한미 연합군의 전력과 물자가 대규모로 참가한 가운데 실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낮은 서해를 첫 훈련 장소로 택한 이유는 북한의 기습 도발에 따른 최악의 상황을 상정했기 때문이다. 북한군은 유사시 탄도미사일과 잠수함, 특수부대 등 비대칭 전력을 총동원해 부산과 포항, 진해 등 주요 항만시설을 최단 시간에 타격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동해와 남해에 집중된 이런 항만시설은 유사시 대규모 미군 증원전력이 한국으로 전개되는 핵심 통로다. 북한의 공격으로 주요 항만시설이 기능을 상실하면 미군 증원전력의 투입은 늦어지거나 아예 차단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항만시설이 없거나 사용이 불가능한 지역에 간이부두와 유류공급장비 등을 포함한 임시 항만시설을 구축해 병력과 장비, 물자 등을 실어 나르는 임무는 한미 연합군엔 전쟁의 승패를 가를 만큼 중요하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전력과 장비, 병력 규모도 실전을 방불케 한다. 한국 측에선 구조함과 초계함, 고속정 등 함정 5척과 차량 66대, 각종 건설자재와 장비, 병력 276명이 참가했다. 미국 측에선 소해(기뢰제거)함 등 함정 2척과 차량 25대, 유류공급장비 및 병력 168명이 참가했다. 1만9000t급 대형 선박을 포함한 민간 선박 16척도 동원됐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이번 훈련은 기획 단계부터 한국군이 주도하고, 지휘관도 한국 해군 장성이 맡았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