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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500선 안팎 등락 당국 일희일비 않는다

원-달러 환율 1500선 안팎 등락 당국 일희일비 않는다

Posted November. 22, 20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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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왜 여전히 출렁이나

정부는 9월 15일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 부도로 금융시장이 공황 상태에 빠지자 전방위 대책을 쏟아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금융시장과 기업 지원에 쏟아 붓기로 한 원화와 달러는 133조 원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최근 한 달간 금리를 1.25%포인트나 내렸다.

이 때문에 정부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현재 2122억5000만 달러로 한 달 전에 비해 274억2000만 달러 줄기도 했다.

그럼에도 환율시장의 오름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1400원대에서 1200원대로 일시 하락했던 환율은 최근 다시 1400원대 후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들이 신흥시장의 주식, 채권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국내 외환시장의 하루거래량 규모가 20억30억 달러 수준까지 쪼그라져 달러 수요가 조금만 늘어도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외환은행 김두현 차장은 달러 매도가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이는 하루아침에 없어질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환율이 빠른 시일 안에 하락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정부의 환율 대응

그럼에도 정부는 외환시장을 사실상 관찰만 하고 있다. 무엇보다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환율시장에 개입해봐야 그 효과는 마른 논에 물대기 식으로 외환보유액만 낭비할 뿐이라는 것이다.

경제운용 여건이 달라진 점도 정부의 외환시장 대응에 변화를 주고 있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던 7월에는 환율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을 진화하는 것이 발등의 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밑도는 등 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물가 부담을 덜게 됐다.

반면 글로벌 금융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외환보유액을 지켜 외화지불능력을 방어하는 게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로 떠올랐다.

환율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효과도 정부로서는 손해 볼 게 없는 대목이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무역수지 흑자 여부가 외환시장의 심리적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평가는 긍정적

정부의 달라진 방침에 대해 한 외환딜러는 수급이 달러화 수요 쪽으로 몰려 있는 상황에서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없다면 상승폭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는 환율이 기업경영 등 경제활동을 어렵게 할 정도로 급변동할 경우에만 스무딩 오퍼레이션 수준에서 개입하고 그 외의 경우엔 개입을 최소화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무리하게 개입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하기보다 인내심을 갖고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며 현재 환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누구나 인정하는 만큼 느리지만 서서히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신여대 강석훈(경제학) 교수는 환율을 인위적으로 높이고 낮추는 것은 항상 부작용을 초래하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이 한국을 떠나는 이유가 과도한 가계부채, 부동산 거품으로 인한 금융부실 가능성인 만큼 이런 불안 요인을 제거할 수 있도록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다시 한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환율에 상방 경직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달러당 원화 환율이 1500원 선을 돌파했다가도 다시 내려오곤 한다며 시장참여자 사이에 그 이상은 지나치다는 경계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