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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여 관광객, 북한군 총맞아 사망

Posted July. 12, 200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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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을 관광하던 50대 한국인 여성이 북측의 군사 경계지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금강산과 개성공단 등 북한 지역에서 한국인이 북한의 의도적인 군사적 공격을 받고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북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북측에 잘못이 있을 경우 상응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통일부와 현대아산에 따르면 11일 오전 5시 경 북한 북강원도 온정리 금강산관광특구 내 해수욕장 인근에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53서울 노원구) 씨가 등과 엉덩이에 북한군이 쏜 총탄 2발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북한은 박씨가 관광객 통제구역을 지나 군사 경계지역에 들어왔으며 초병이 정지요구를 했으나 응하지 않고 달아나 발포했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박 씨는 친구 3명과 함께 2박 3일(911일) 일정으로 금강산에 체류하던 중이었으며 이날 오전 4시 반 경 혼자 숙소인 비치호텔을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박 씨의 사망 사실을 오전 9시 20분 경 현대아산에 통보했다. 박 씨의 시신은 오후 1시경 남북 출입국사무소를 통해 속초로 넘어와 2시 13분경 속초병원에 안치됐다. 병원 관계자는 박 씨가 등 뒤에서 날아온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통일부 홍양호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구성해 진상규명 및 향후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홍 차관은 이날 오후 긴급 소집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북한 측에 공식 진상조사를 위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합당한 상응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아산은 정부의 금강산 관광 중단 조치에 따라 11일 오후부터 1200여 명에 이르는 현지 관광객의 귀환 조치에 착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 생명이, 특히 관광을 갔던 관광객이 피격 사망한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다. 북한도 진상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김덕룡 전 의원 등에 대한 대통령특보 위촉장 수여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청와대 비서진들에게 유가족을 위로하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