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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입니다, 이미 퍼졌습니다10명중 3명 중기이후 발견

암입니다, 이미 퍼졌습니다10명중 3명 중기이후 발견

Posted May. 27, 20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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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운영하는 박은수(46) 씨는 평소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아 건강 체질이라고 자부해왔다. 2년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날아온 건강검진 통지서를 받고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을 때만 해도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변에 피가 섞여 있다는 뜻밖의 결과가 나와 박 씨는 곧바로 대학병원에서 방광내시경 검사를 했고 방광암 진단을 받았다.

박 씨는 초기에 발견한 덕분에 방사선이나 항암 치료 없이 내시경 시술로 암세포를 제거했다. 이후 매년 2회 관찰검사로 암의 전이와 재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박 씨는 암 발견에 관한 한 행운아다.

동아일보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20032007년 암 확진을 받은 환자 9만125명의 암 확진 현황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10명 중 3명은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본격 전이되는 중기 이후에야 암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자료는 21종의 암 환자가 최초에 암을 진단받은 당시 얼마나 중한 상태였는지 시어 요약(SEER SUMMARY) 방식으로 작성돼 있다. 이 방식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에서 개발한 것으로 암의 병기()를 초기(0, 1기) 초중기(2, 3기) 중기(4기) 말기(58기) 불명확(9기)으로 분류한다.

본보는 당초 두 병원에서 암 확진을 받은 11만5018명 중 병기 정보가 누락됐거나 이미 암 세포가 여러 곳으로 전이돼 최초 암 발생 부위를 알 수 없는 9기에 해당하는 2만4893명을 뺀 9만125명을 분석했다. 모든 암에 대해 최초 확진 당시 병기의 분포 상황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결과 환자의 46.9%는 암세포가 장기의 표피나 극히 일부 부위에 생기는 초기에 발견됐다. 환자의 23.7%는 인접한 장기나 림프절 중 한 곳에만 암세포가 전이돼 비교적 초기 상태에 가까운 초중기에 발견됐다.

그러나 9.5%는 암세포가 인접 장기와 림프절에 모두 전이된 중기에 발견됐으며 나머지 19.9%는 인접 장기를 넘어 다른 장기 또는 최초 암 발생 부위로부터 아주 먼 장기에까지 확산된 말기에 발견됐다. 즉 10명 중 3명(29.4%) 정도는 중기 이후에 암이 발견되는 것.

초기에 많이 발견되는 암의 발견 비율은 뇌암(89.1%), 방광암(80.9%), 자궁경부암(79.9%)이었고, 말기에 많이 발견되는 암의 발견 비율은 골수암(97.4%), 임파선암(63.9), 난소암(55.6%)이었다.



김상훈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