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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표심도 앞섰다

Posted March. 07, 200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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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전날 제2차 슈퍼화요일 패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비록 산술적인 의미에서 4일의 패배가 오바마 후보에게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해도 전체 선거 판도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컸다. 일부 논평가는 오바마 후보가 5일 하루 전과는 전혀 다른 아침을 맞이했다고까지 했다.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이 바뀌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라스무센리포트가 발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48%로 오바마 후보를 5%포인트 차로 앞섰다. 힐러리 후보는 지난달 5일 슈퍼화요일 이후 오바마 후보에게 내내 뒤지다 이를 역전한 것. 당선 가능성을 예측하는 라스무센 정치시장에서도 오바마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될 확률이 87%에서 71.4%로 떨어졌다.

힐러리 후보는 5일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과 오바마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누구 이름이 투표용지의 윗부분(대통령 후보)에 오를지 결정해야 한다. 오하이오 유권자들이 분명하게 대답해 줬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힐러리 캠프는 다음 달 22일 펜실베이니아 경선에서 이기고 슈퍼대의원 300명을 추가로 확보하면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승리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펜실베이니아 경선 전망도 오바마 후보에게 밝지만은 않다. 대의원 188명이 걸린 대형 주인 이곳은 그가 4일 패배한 오하이오와 비슷한 측면이 많다.

힐러리 지지층인 블루칼라 노동자 계층과 노인 인구가 많고, 오바마 지지층인 1824세의 젊은 층 비율이 10%에 불과하다. 흑인 인구도 상대적으로 적다. 오바마 후보는 최근 지역 여론조사에서도 힐러리 후보에게 6%포인트가량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오바마 후보는 5일 힐러리 후보의 경륜론을 공격하는 발언을 했지만 그런 네거티브 공격이 새로운 정치를 내세운 그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작았다.

힐러리 후보 측의 고양된 분위기나 복잡한 숫자 계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거판도가 외교안보, 경제 등 구체적 국가경영 능력을 검증하는 국면으로 접어든 점이다.

네오콘(신보수주의) 기관지인 위클리 스탠더드는 5일 (공화당 후보가 된) 존 매케인이 해야 할 첫 번째 일로 오바마의 거품을 터뜨려 구름 위에서 땅으로 내려오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교안보 등 현안을 놓고 본격적으로 논쟁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케인 후보의 공화당 후보 확정으로 구체적인 국가경영 능력이 쟁점으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