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들기 겁난다

국제 곡물가격과 국제유가 급등, 이상기후로 인한 국내 작황 부진 등으로 채소와 가공식품 등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다.

배추가격이 지난해보다 약 2, 3배로 폭등하는 등 채소 값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국내 식음료업체들은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는 추세다.

밥상 물가 급등은 특히 경제적 여유가 적은 서민 계층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채소 값

농수산물유통공사가 22일 서울 부산 등 8개 주요 도시의 25개 대형 할인점 및 재래시장을 조사한 결과 배추 값은 품질에 따라 지난해 이맘때 7001900원에서 현재 19004100원대로 뛰었다. 포기당 평균가격은 21일 3134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149원)의 2.7배 수준이었다.

채소 값 급등은 이상기후로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비가 계속되면서 채소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 비닐하우스와 온실 등에서 재배되는 오이 토마토 풋고추 호박 등 시설작물 값은 고유가 여파로 더욱 뛸 것으로 보인다.

시설작물 재배농가의 80% 정도가 사용하는 경유(면세유) 가격은 작년 11월 1일 L당 595원에서 올해 11월 1일 742원으로 24.7% 올랐다.

21일(현지 시간)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29달러 오른 89.69달러에 마감되면서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앞서 20일에는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한때 배럴당 99.2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곡물가격 급등으로 가공식품도 줄줄이 올라

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세계 곡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14일 미국 캔자스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국제 밀 선물()가격은 t당 284달러로 작년 11월보다 49% 상승했다.

미국 농무부는 쌀, 옥수수, 밀 보리 등 세계 전체 곡물 재고율이 내년 사상 최저치인 15.2%에 그칠 것으로 전망해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CJ는 지난해 12월 밀가루 제품 가격을 710% 올린 데 이어 올 9월에도 1315% 인상했다. 농심 신라면, 삼양라면, 오뚜기 진라면 등 라면값도 최근 줄줄이 올랐고 주요 빙과업체의 아이스크림 가격은 9월 이후 3040%씩 올랐다.

정임수 신치영 imsoo@donga.com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