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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4시반 협상안되면 또 살해

Posted August. 01, 200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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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 세력이 31일 한국인 인질 심성민(29) 씨를 추가로 살해한 데 이어 1일 오후 4시 반을 새로운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 탈레반 측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남은 인질 21명을 차례로 살해할 것이며 살해 주기()도 빨라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탈레반 측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피랍 사태 13일째인 31일 AP, AFP통신 등 외신을 통해 남은 인질 21명의 마지막 시한(last deadline)은 내일 낮 12시(한국 시간 1일 오후 4시 반)라고 경고했다.

아마디는 아프간과 한국 정부가 동료 수감자를 석방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 협상 태도도 불성실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양국 정부가) 새로운 시한까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남은 한국인 인질들을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아마디는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에서 남성 인질부터 차례로 죽인 뒤 여성 인질도 죽일 것이라며 매일 밤 인질들을 이동시키는 것이 어렵고 위험해 앞으로 인질 살해 주기도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대변인 후마윤 하미드자다 씨는 심 씨의 살해 소식이 알려진 뒤 외신 기자들에게 탈레반 죄수 석방은 인질 납치를 산업(industry)으로 만들 수 있다며 원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31일 오전 1시(한국 시간) 인질 중 두 번째로 심 씨를 살해했다. 배형규(42) 목사가 지난달 25일 살해된 후 1주일 만이다.

심 씨의 시신은 31일 오전 아프간 가즈니 주 안다르 지역의 한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현장을 목격한 AP통신 기자는 심 씨가 흰색 바지에 파란색 줄무늬 셔츠를 입고 안경을 쓰고 있었다고 전했다. 심 씨는 머리와 몸에 4, 5발의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한국인 남녀 인질 12명의 초췌한 모습을 담은 1분짜리 동영상을 입수해 31일 방영했다.



이진영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