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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북 핵신고 HEU 반드시 포함돼야

Posted March. 28, 200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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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오찬 연설 요지=북한이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왜 그런 전망을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상황의) 논리적 전개를 믿으며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우리의 목표는 명백히 북한의 핵무기 폐기, 한반도 비핵화다. 우리는 계속 진전을 이룰 것이다. BDA 문제는 며칠 내에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그러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이 북한에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는 2단계의 중간쯤에서 이뤄질 것이다. 신고 내용에는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을 위한 상당량의 장비 구입에 대한 설명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핵물질에 대해서도 매우 분명하고 상세한 신고가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에 따라 4060kg으로 다르게 추정되는 무기급 플루토늄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핵시설의 완전한 불능화는 그 다음의 단계다. 불능화는 여러 방식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핵시설의 재가동을 매우 어렵고 비싸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는 베이징에서 비디오게임 같은 상황을 보고 있다. 단계가 거듭될수록 이전 단계보다 더 어려워지는 것이다.

별들의 논쟁=힐 차관보의 연설 후 이어진 콘퍼러스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는 1994년 제네바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전 국무부 차관보)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장, 한미 관계 전문기자 출신인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외교대학원 교수, 잭 프리처드 한국경제연구소(KEI) 소장 등 거물급 전문가들과 힐 차관보 간에 뜨거운 토론이 전개됐다.

갈루치 학장은 현재 진행되는 프로세스가 북한의 근본적 변화를 어느 정도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힐 차관보는 미국은 핵무장을 한 북한과는 어떤 종류의 관계도 맺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목표가 완전한 비핵화임을 분명히 했다. (핵보유국이면서도 미국과 핵협정을 맺은) 인도의 사례가 핵을 가진 북한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은 그는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북-미 관계가 개선되려면 북한은 국제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북한 인권도 개선되어야 하며 인권에 관한 대화도 필요하다. 북-미 관계뿐 아니라 북한이 국제사회 가입에 필요한 티켓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인권 개선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오버도퍼 교수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미국에 와서 지름길(short cut)을 거론했다고 들었다며 고위급(외무장관, 정상회담을 의미) 회담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은 지름길에 관심이 있지만 그들은 BDA은행 자금 문제로 2주를 낭비했고 우리 대표단은 계속 기다렸다며 고위급 회담에 대해 미국으로선 절박하게 느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북핵 해결 과정은 아주 긴 과정이 될 것이기 때문에 고위급의 만남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위급이 직접 포함됨으로써 핵문제뿐만 아니라 전체 한반도 이슈도 다룰 수 있으며 문제 해결에 필요한 동력(momentum)이 증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힐 차관보는 또 이어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지난주 베이징에서 북한 대표단의 태도가 이해가 되는가라는 질문에 물론 그들은 잘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을 돕고자 했고 우리로서도 일부 힘든 결정을 한 것이라고 속상한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힐 차관보는 이어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북한이 이런 합의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다른 길을 택할 것이며 그때 미국은 혼자가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승련 이기홍 srkim@donga.com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