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한미 이완 속의 미-일-호주 신삼각동맹

[사설] 한미 이완 속의 미-일-호주 신삼각동맹

Posted March. 16, 2007 15:00,   

ENGLISH

한반도가 포함된 동아시아의 정세 변화가 빠르게, 넓고 깊게 진행되고 있다. 13일 발표된 일본과 호주의 안보협력 공동선언도 중대한 조짐이다. 두 나라는 이 선언에 대해 반()테러전과 긴급구호 등을 위한 협력체제로, 미일 군사동맹과 다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이 1945년 패전 후 평화헌법체제 아래서 미국 이외의 제삼국과 안보협약을 맺은 것은 호주가 처음이다.

표면적으로는 석유 수송로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일본과 태평양지역의 해양주도권을 쥐려는 호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그러나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아•태 전략이 이면에 깔려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미•일•호주 간의 아태 신()삼각동맹이 막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아태지역 안보전략의 중심축을 미국•일본•한국에서 미•일•호주로 옮기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3국 외무•국방장관의 연쇄 접촉과 딕 체니 미 부통령의 일본 호주 순방 끝에 일•호주 공동선언이 나온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 호주는 공동선언도 미국을 포함한 3국간 전략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두 나라의 공동선언이 지역 내 평화와 안정, 협력의 질서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무엇보다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측의 회의()와 불신, 그 틈을 본 일본의 대()아시아전략이 미•일•호주 신삼각동맹을 촉진시킨 것이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미국의 제2차 아미티지 보고서는 한국이 미일보다는 중국과 같은 줄에 서있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의 탈미()경향이 이런 군사질서 재편의 한 계기가 되지 않았는지 헤아려볼 일이다.

만약 그렇다면 6자회담을 동북아 안보협력대화의 틀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우리의 노력도 힘을 받기 어렵다. 자칫하다가는 미•일•호주를 중심으로 한 해양세력과 중국 러시아를 주축으로 한 대륙세력 사이에서 홀로 남겨질 수 있다. 동아시아 세력구도가 그런 방향으로 재편된다면 이에 따른 외교 안보적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우리 외교 안보의 최우선 과제인 북핵 제거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 주변 정세의 변화와 맞물려 선()순환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자칫하면 우리가 동아시아의 미아()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