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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북 임금착취 실태조사

Posted December. 04, 2006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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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유럽 각국에 파견한 노동자 수백 명에게서 임금을 착취해 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유럽의회가 조사에 나섰다.

2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내년 봄까지 조사를 마치고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할 방침이다. 유럽의회는 북한 노동자가 파견된 국가의 관계자들을 직접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북한이 파견한 노동자는 체코 폴란드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에 걸쳐 1만1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체코에는 400명이 체류 중이다. 대부분이 여성이며 수도 프라하 근교의 봉제공장 3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급여는 체코의 최저임금(약 28만5000원)을 웃돌지만 절반 이상이 북한 당국의 계좌로 이체되는 것으로 유럽의회는 파악하고 있다. 또 급여의 일부는 북한 당국의 선전 비디오를 구입해야 하는 등 사실상 당국에 빼앗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 자체 취재에 따르면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의 조선소에서 일하는 한 남성 노동자는 급여가 북한 국영회사의 계좌로 이체되며 자신의 수중에는 3040% 밖에 남지 않는다.

노동자를 알선하는 폴란드 현지 인재파견회사 측은 북한 노동자 1명당 평균 월 4000즈워티(약 130만 원)를 받아 북한 국영건설회사의 폴란드 내 계좌로 이체한다면서 이 중 노동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은 40만50만 원이라고 증언했다.

유럽의회 한반도관계의원단 부단장인 이슈트반 센트이바니 의원은 노동자들이 북한 정치 관계자들의 감시를 받는 등 비인도적인 상황 아래서 일하고 있어 노예와 같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단스크 조선소에서 일하는 한 지도급 북한 노동자(45)는 노동자들은 밥을 배부르게 먹고 맥주도 마셔 매일 생일잔치를 열고 있는 것 같다며 바르샤바의 북한대사관에서 김치를 날라 준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북한 당국이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파견 노동자를 통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천광암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