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2년새 25만가구 빈곤층 추락

Posted September. 26, 2006 07:02,   

ENGLISH

서울 은평구 신사동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경영하는 한모(53) 씨는 매달 집에 가져가는 수입이 지난해 봄부터 100만 원에 못 미치는 때가 많아졌다.

한 씨는 재작년까지는 순수하게 손에 쥐는 이익이 매달 150만200만 원 정도는 됐다면서 경기가 나빠진 데다 손님들이 주변 대형 할인점으로 몰리면서 매출이 계속 줄어 밤늦게까지 일해도 집사람과 나, 두 사람의 인건비도 제대로 뽑지 못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난해 연간 소득이 1500만 원에 조금 못 미친 한 씨는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통계청이 2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최경환(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빈곤층 비율은 18%로 집계됐다. 가구 수로는 284만2000가구, 인구수로는 869만3000명이다.

이는 2003년(16.9%)에 비해 1.1%포인트, 2004년(17.4%)에 비해서는 0.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42005년 2년간 가구 수로는 25만7000가구, 인구수로는 60만6000명이 새로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통계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월평균 소득이 전국 가구 월간소득 중간 값(전국 가구를 소득별로 순위를 매겨 가장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의 50% 미만인 사람을 빈곤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 소득 중간 값은 254만5000원으로 이 금액의 50%인 127만2500원 미만의 월평균 소득을 올린 사람이 빈곤층에 포함됐다.

월평균 소득이 중간 값의 50% 이상70% 미만인 중하()층의 비율도 2003년 11.8%에서 2005년 11.9%로 0.1%포인트 높아졌다. 이에 따라 2년간 7만4000가구, 10만800명이 새로 중하층에 편입됐다.

반면 중산층과 상류층의 비율은 각각 줄어들었다.

월평균 소득이 중간 값의 70% 이상150% 미만인 중산층의 비율은 지난해 46.1%로 2년 전의 47.2%에서 1.1%포인트 줄어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 중산층도 2년간 32만1000명이 줄어들었다.

또 소득이 중간 값의 150% 이상인 상류층의 비율도 지난해 24.0%로 2년 전의 24.1%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현 정부가 성장과 복지의 동반 성장에서 최근에는 복지를 우선시하지만 오히려 중산층과 상류층이 줄고 빈곤층이 늘어난 데 대해 많은 경제전문가는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정부가 복지를 늘리면 선진국이 되는 것처럼 주장하는 상황에서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이뤄지긴 어렵다며 이에 따른 경기 침체의 피해는 결국 사회 기저를 이루는 빈곤층이 고스란히 짊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