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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혀버린 북돈줄 잊혀진 9•19 성명

Posted September. 18, 200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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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4차 6자회담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9월 15일. 미국 재무부는 연방 관보()를 통해 마카오 소재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했다.

이 과정은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했다. 북한은 4일 뒤 919 베이징합의라는 핵 포기 방안에 흔쾌히 서명할 정도로 금융 간접제재가 부를 파장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흘렀고, 미국은 대북한 금융 옥죄기의 강도를 한껏 높여 가고 있다.

한국의 중재 노력=미 재무부는 북한 은행기업과 거래하는 제3국의 은행과 기업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북한은 합법 자금과 비합법 자금을 구분하자. 합법 거래 자금은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참여정부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부분적 불만 해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13일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을 만나 미국의 대북제재가 6자회담 재개 노력에 방해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국의 금융자문회사가 인수한 대동신용은행의 대표는 5일 미 당국에 은행 거래 정보를 제공하고 오해를 풀고 싶다고 말했다. 평양 소재의 이 은행은 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돈 2400만 달러 가운데 600만 달러의 주인이다.

미국이 파악한 북한자금=미국 정부는 지난해 2월 리비아가 북한에 제공한 돈의 흐름을 파악했다는 정보를 한국 정부에 알려왔다. 북한이 파키스탄 조직을 통해 핵물질인 6불화우라늄을 수출하고 받은 돈이라는 정보였다.

미국은 언제 어느 계좌를 통해 얼마가 이동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자금 흐름은 미 재무부의 내부조직인 정보분석국(OIA)과 정보기관이 공조해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차관은 최근 BDA은행의 자금이 대량살상무기(WMD)와 연관됐다는 것은 애초부터 확신했지만, 조사를 계속할수록 더 큰 게(불법 행위) 나왔다고 공개 발언했다. 미국의 불법 자금 조사는 베트남 싱가포르 러시아의 은행까지 확대되고 있다. 미국 당국자가 싱가포르의 O은행이라고 구체적으로 거론할 정도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불법 자금 근절 의지는 강하다.

1년 평가=이와 비례해 북한이 받는 고통도 크다. 지난 1년간 북한의 은행계좌를 통한 정상 거래가 대폭 제한돼 왔다. 나이절 코위 은행장은 6월 현금 거래를 늘렸지만, 외국 기관들이 위조 지폐가 섞여있을 수 있다는 의심을 하는 바람에 불편이 크다고 호소한 바 있다.

라파엘 펄 미 의회조사국(CRS) 연구원은 북한은 위조 달러 제작과 유통, 제3국 은행을 통한 돈세탁이라는 벌집을 건드렸고, 결국 미국의 국제경제 체제에서 북한 밀어내기 압박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