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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유통원, 사채도 끌어썼다

Posted August. 17, 2006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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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 산하기관인 신문유통원의 강기석 원장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운영 경비 명목으로 사채()를 끌어다 쓴 사실이 밝혀졌다.

정부 예산 등으로 운영되는 정부 산하기관장이 기관 운영을 위해 사채를 차입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전해철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16일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경질과 관련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강기석 신문유통원장이 올 5월 개인 사채를 차입해 운영 경비로 사용하는 등 파행 운영이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강 원장은 올해 신문유통원에 책정된 예산 100억 원 가운데 90여억 원의 교부가 수개월간 지연되어 업무에 차질을 빚자 이런 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산하기관을 관리하는 기획예산처 당국자는 정부 산하기관은 수입() 대비 지출 원칙을 지키게 되어 있는데 이를 어긴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배국환 기획예산처 공공혁신본부장은 구체적인 코멘트는 거부한 채 상식적으로 판단해 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의 사채 차입은 신문유통원 정관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문유통원 정관 15조는 자금의 차입 및 재산의 취득 등에 관한 사항은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강 원장은 본보 기자와 만나 사채가 아니라 사업을 하는 지인과 친척 등 총 2명에게 각각 1억 원씩 2억 원을 빌려 사업비로 사용한 뒤 6월 중순 예산이 집행돼 다 갚았다며 예산이 집행되지 않는 상황의 최고경영자(CEO)로서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신철식 예산처 정책홍보관리실장은 예산 집행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신문유통원 예산은 일종의 조건부 출자로 사업계획이 분명하게 세워질 때 집행하게 되어 있다며 만약 집행했으면 부적절한 예산 집행으로 다음 해 예산 배정을 못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 현진권(경제학) 교수는 정부 산하기관장이 돈을 빌렸다는 것은 일개 개인이 돈을 빌린 것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며 공공부문은 민간보다 더 투명하게 운영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