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비례대표 특별당비 요구

열린우리당 경기도당이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 의원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 신청자들에게 선거경비 분담금 명목으로 거액의 특별 당비를 내도록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열린우리당 경기도당에 따르면 13일 도당 홈페이지에 지방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 공고를 내면서 신청 조건으로 특별 당비 선납()을 요구했다가 논란이 일자 일단 이를 유보했다.

열린우리당이 요구한 특별 당비는 경기 지역의 시군구별 법정선거비용 제한액에 1000만 원을 더한 금액으로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4800만9800만 원이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최고 1억45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당은 지역구 후보자에 대해서도 공천이 확정되면 특별 당비를 걷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액수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 출마자가 전했다.

그러나 일부 예비후보자가 돈 없는 사람은 출마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반발하자 열린우리당은 16일 중앙당 차원에서 회의를 열어 특별 당비 모금을 일단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당위원장인 김현미() 의원은 이번부터 지방의원 비례대표 후보도 선거구의 모든 유권자에게 홍보물을 보내야 하는데 경기도의 경우 820만 부나 돼 당이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며 당사자 부담 차원에서 특별 당비를 받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공천 대가의 헌금이 결코 아니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며 중앙당도 특별 당비 모금을 막기만 할 게 아니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전남 지역의 일부 조직책이 도의원 후보자들에게 특별 당비를 걷은 것으로 알려져 당 차원에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월 대표단회의에서 국고보조금이 19억 원에 불과한 만큼 공천이 확정된 후보자에게 특별 당비를 모금하기로 했다며 이를 악용해 일부 지역에서 예비후보자에게 돈을 받았다가 막상 공천에서 탈락하자 반발한 사례가 있어 진상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김정훈 조수진 jnghn@donga.com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