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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재테크 수단 인식 평양선 2년새 값 4배 껑충

아파트=재테크 수단 인식 평양선 2년새 값 4배 껑충

Posted February. 03, 200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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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씨가 구입한 아파트는 국가주택이 아니라 곧 주택매매허가증이 발급될 개인 고급아파트다. 주택의 사유화를 인정하지 않던 북한이었지만 2004년부터는 평양에, 2005년 후반부터는 지방 주요 도시들에 매매가 자유로운 아파트들이 건설되기 시작했다.

평양시는 평천, 보통강, 만경대 구역처럼 중심부를 약간 벗어난 곳에, 지방은 강원 원산시 해안동과 동명산동, 함경북도 청진시 포항과 신암 구역, 평안북도 신의주시 역전동처럼 교통과 장사여건이 좋은 곳이 1차 개발지역이다.

아파트 건축 및 분양과정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뤄지는 방식과 거의 비슷하다.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로 독립채산제 기능이 강화된 국영기업들이 건축 및 분양 주체다. 기업은 건설 부지를 물색한 뒤 부지 내에 있는 단층 주택들을 사들인다. 지금은 거의 모든 주택에 시세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설사 국가 소유라도 구입이 어렵지 않다. 그리고 개인들에게 분양한다.

청진의 한 기업소는 지난해 여름 부유한 개인 전주()와 중국 자본을 동원해 석 달 만에 10가구 5층짜리 아파트를 지었다. 이 중 한 채는 국가의 지시에 따라 고위 군관(장교)에게 무료로 주었고, 나머지는 한 채에 5000달러씩 팔아 3배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종 사업 아이템으로 급부상한 아파트 개발 분양이 올해 북한의 사업 관련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아파트 분양사업이 활기를 띠는 근저에는 주택을 재테크 수단으로 보기 시작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가 깔려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에서는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도 급상승하고 있다. 교통여건이 좋은 평양시 구역 15평형 아파트는 최근 2년 사이 2000달러에서 8000달러로 4배나 뛰었다. 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은 당국의 묵인에 있다. 하기야 누가 누구를 통제할 것인가.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