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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아이고"

Posted August. 21, 200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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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테러 전쟁의 기폭제가 된 911테러 2주년을 앞두고 중동지역에서 잇따라 테러가 확산되고 있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동정책이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0일 부시 대통령의 중동정책이 잇따른 테러로 시험대에 올랐다며 미국의 이라크 전후처리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로드맵(단계적 평화 이행안)에 새로운 의문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확산되는 테러조직=이라크 바그다드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테러가 발생한 다음날인 20일 미 국무부는 알 카에다가 예멘에서 미국민을 상대로 테러를 자행하려 하고 있다는 경보를 내렸다.

지난주 이라크 내에 전투조직을 갖췄다고 밝힌 알 카에다는 사담 후세인 잔당들과 함께 자이시 모하메드(모하메드의 군대)라는 조직을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도 불구하고 주적() 알 카에다는 오히려 조직을 확산하고 있으며 소규모 테러조직도 속속 생겨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들 테러조직은 유엔기구 등 손쉬운 타깃을 겨냥해 공격을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미 중동정책 변화하나=야당인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 일부 의원들도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존 케리 상원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중동문제 처리에 있어 부시 대통령이 미국을 잘못 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부시 행정부의 중동 전략을 비판하며 특히 이라크 전후 처리 문제에 대해 현재 전략과 달리 미군 증파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자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에 다소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유엔 차원에서 이라크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 이렇게 되면 현재 파병을 주저하는 인도 파키스탄 터키 등이 유엔평화유지군의 이름으로 파병 결정을 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후 처리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독주에 대한 비판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팔 분쟁이 다시 심각해지자 중동평화 로드맵을 살리기 위해 20일 존 울프 중동 특사를 이스라엘에 급파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측에는 과격 무장단체들을 해체시키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딜레마=문제는 미국이 중동에서 질서를 잡고 새로운 체제를 형성하려고 할 때마다 이를 방해하기 위한 테러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테러 세력들은 이 같은 반복 과정을 통해 미국에 대한 불신감을 확산시키려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테러의 뿌리를 뽑기 위한 대테러 전쟁이 오히려 테러조직을 더 만들어내는 현실을 해결할 뾰족한 방안이 없는 것이 미국의 고민이다.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은 새로운 모색을 해야 할 시점에 선 것으로 보인다.



권기태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