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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에펠탑 실종 사건’...깜짝 놀란 파리 ‘도쿄 따라하기’

작년 겨울 ‘에펠탑 실종 사건’...깜짝 놀란 파리 ‘도쿄 따라하기’

Posted May. 13, 2017 07:14,   

Updated May. 13, 201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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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파리를 찾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명소 중 한 곳인 트로카데로광장. 에펠탑을 가장 온전히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이곳과 에펠탑 간 거리는 불과 700m다. 그런데 지난겨울 이 광장에서 에펠탑의 형체를 알아보지 못하는 충격적인 날들이 이어졌다.

 시 당국은 미세먼지 오염수치가 m³당 80μg을 넘어가자 즉각 시민 차량 2부제를 실시했다. 보통 1년에 한두 번 발동되던 이 조치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 연속 계속됐다. 차량에서 내뿜는 매연가스라도 줄여 더 이상의 대기질 악화를 막자는 취지였다. 택시, 구급차, 3인 이상 탑승 차량, 친환경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은 차량 번호판 끝자리 숫자에 따라 홀수 또는 짝수 날에 운행이 금지됐다. 차량 운행대수가 뚝 떨어지자 뿌옇던 하늘도 점차 제 빛깔을 되찾았다.

 시 당국은 전국 68곳에 퍼져 있는 대기오염 감시소 ‘에어 파리프’의 다음 날 공기오염 정도 예측치에 근거해 경보 발령 여부를 결정한다. 24시간 동안 50μg을 초과할 경우 1차 경보가 시작된다. 단계에 따라 △차량 최고 속도 감소 △차량 2부제 △5등급 차량 운행 금지 등 다양한 조치가 이어진다. 보통 전날 오후 늦게 차량 2부제가 결정돼 갑작스럽게 자가용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지만 파리 시민들은 공동체를 위해 큰 불만 없이 잘 따르는 편이다.

 시 당국은 차량 2부제가 시행되는 동안 일시적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무료화해 시민들의 협조에 보답하고 있다. 안 이달고 시장은 올해 2부제를 실시한 나흘 연속 하루 50억 원의 비용 부담을 무릅쓰고 대중교통을 무료화했다. 지하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파리의 공용 자전거 ‘벨리브’, 공용 전기자동차 ‘오토리브’를 모두 무료로 이용하게 한다.

 파리 시는 지난해 1월부터 대기오염이 심한 날 근교에 사는 주민들이 차를 두고 출퇴근하면 주차비를 지원해주는 제도도 도입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올 들어서만 7번 발동했다. 파리 시내에는 주차공간이 부족해 많은 사람이 돈을 내고 거리에 주차하고 있다. 파리 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신청을 하면 이메일로 자기 집 주변에 세울 수 있는 공짜 주차장소를 안내해주기도 한다.

 생태주의자인 이달고 시장은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파리 시를 포함한 수도권을 오가는 모든 차량은 연식, 연료 등에 따라 1∼5등급으로 분류된 배출가스 스티커를 의무적으로 차량 앞에 부착해야 한다. 1월 대기오염이 심해지자 배출가스량이 가장 많은 5등급 차량 운행을 금지시켰다. 5등급은 2001년 이전 등록 차량이다. 평소에도 5등급 차량은 평일 낮 동안 파리 도심에 진입할 수 없다.

 한 달에 한 번씩 샹젤리제 거리에 차량을 전면 통제하는 한편 센 강 주변에 모든 차 도로를 없애고 보행자 전용 도로로 서서히 바꾸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도심에서 디젤 경유차를 완전히 퇴출시키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동정민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