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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파워... 현대차 “美에 31억달러 투자”

트럼프 파워... 현대차 “美에 31억달러 투자”

Posted January. 18, 2017 07:10,   

Updated January. 18, 20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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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 달러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에 전방위적으로 투자 압박을 가하고 있는 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다.

 정진행 현대차그룹 사장은 17일 외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투자계획을 밝혔다. 정 사장은 “친환경차,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기존 생산시설에서의 신 차종 생산 및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31억 달러는 현대차그룹이 직전 5년간 미국에 투자한 21억 달러보다 50% 가량 많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미국 자동차시장 상황에 따라 앨라배마(현대차)와 조지아(기아차)공장에 이은 신규 공장 건설 여부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국내 자동차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한국 자동차생산량은 지난해 인도에까지 밀리면서 11년 만에 자동차 생산국 ‘빅5’에서 탈락했다. 국내 공장의 고비용 구조와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노조 리스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시대’라는 외부 변수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자동차 생산량이 늘어나면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140만 대 중 73만 대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67만 대를 한국에서 수출했다. 만약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량이 10만 대 줄면 국내 공장 매출액은 약 2조 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1차 협력업체들 매출액도 1조 원이나 감소해 중소·중견업체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정치권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경제민주화 법안 등이 이러한 산업공동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택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