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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시설 선제타격 열어놓은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야

북 핵시설 선제타격 열어놓은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야

Posted September. 24, 2016 07:45,   

Updated September. 24, 20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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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2일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론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말해 작전 사안의 하나로 선제 군사행동은 미리 논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정례 브리핑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먼저 공습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냥 일반적으로, 북한을 특정하지 않고 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선제타격은 예고 없이 단행된다는 원론적 답변이라 해도 백악관 브리핑에서까지 그런 얘기가 오간 것 자체가 심상치 않다.

 북의 5차 핵실험 이후 미국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는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북에 실질적 타격을 가하기 위한 강도 높은 조치들이 행동에 옮겨지고 있다. 국무부는 북 체제를 흔들 대북정보 유입 확대 등 3개 사업에 265만 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다음달 알라스카에서 열리는 다국적 공군 훈련 ‘레드 플레그’에서 한미 공군은 영변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벌일 예정이다.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편대가 12일 주일미군 공중급유기와 공해 상에서 야간 급유훈련을 실시한 것도 야음간에 북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기습타격 하는 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 주장엔 공식적으로 반대를 표명했다. 하지만 대북 선제타격과 김정은 정권 교체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마이클 멀린 전 합참의장도 선제타격에 대해 “다양한 옵션의 하나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쟁이 임박한 상태에서 선제타격이든, 위협 요인을 미리 제거하려는 예방타격이든 영변 핵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 등을 군사적으로 무력화시키는 것은 미국의 작전에 포함된 옵션의 하나다. 그런 카드를 활용해야 김정은이 겁을 먹고 핵 포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도 미국은 영변에 ‘외과 수술’식 타격을 검토했다가 전쟁을 우려한 김영삼 대통령의 반대 등으로 막판에 접었다. 당시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심각해진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면 군사적 해법을 금기시할 이유가 없다. 북은 핵으로 서울을 잿더미로 만들고 미군기지가 있는 괌도 지구상에서 없애겠다고 위협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전개된 미군이 북의 핵 위협에 노출되도록 미국이 좌시할 리 없다. 북 핵시설에 대한 군사적 대응이 불가피해진다면 한미가 더욱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



한기흥기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