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후 더 활발해진 북-중 교역

　“중국이 얼마나 진심으로 북한 제재에 나서고 있다고 보세요? 핵실험 후 외신기자들이 몰려오면 주춤하는 듯해 보이지만 실상은 항상 비슷합니다.”

　북한과 중국의 접경도시로 북-중 교역의 70% 이상이 이뤄지는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의 교포 기업가 A 씨는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과거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는 세관이 통관 검사를 깐깐하게 하기도 했지만 잠시뿐이었다”며 “9일 5차 핵실험 이후에는 과거와 비교하면 별 변화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 근로자 20여 명을 고용해 잡화를 만들어 중국과 제3국에 판매하는 그는 압록강 건너 북한 신의주는 하루짜리 ‘통행증’으로 언제든 다녀오고 평양에도 자주 드나들며 사업을 하고 있다.

　지린(吉林) 성 훈춘(琿春)의 북-중 접경지역 사정에 밝은 B 씨도 “식당 종업원들이 한국으로 가 변경 도시에 감시조가 내려오는 등 분위기가 안 좋지만 훈춘의 한 공장은 북한 근로자 400∼500명을 곧 데려와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5차 핵실험에 대한 추가 제재를 운운하지만 실제로는 4차 핵실험 뒤에 나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2270호의 이행조차 흐지부지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북한 해외근로자 파견 단속이 논의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근로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임금이 월 300달러 선에서 더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들은 5차 핵실험 이후 오히려 북-중 국경에서의 무역이 더 활발해졌다는 현지발 기사를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단둥 세관은 5차 핵실험 후에도 통관을 기다리는 트럭들로 큰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무역상들은 “지난해보다 왕래가 빈번해졌다. 핵실험의 영향은 없다”고 했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에도 매일 농업기계와 시멘트 등을 실은 약 400대의 트럭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출발하고, 북한에서도 약 100대의 트럭이 중국으로 건너온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단둥 외곽 지역의 압록강 강변에는 밀수를 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어선 수십 척이 정박해 있다”고 전했다. 석탄의 경우 세관을 거치지 않고 밤에 서해 해상에서 짐을 옮겨 싣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특히 신의주 당일치기 여행이 인기여서 하루 790위안(약 13만4000원) 여행 상품은 하루 400여 명이 이용한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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