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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SLBM 초고속 개발...남전역 겨누다

Posted August. 25, 2016 06:55,   

Updated August. 25, 20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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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진화하는데도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 북한의 사거리 2000km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전 배치가 ‘초읽기’에 돌입했지만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 논란에 빠지면서 북핵 방어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SLBM은 사드로도 요격이 힘들어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북한의 ‘핵 인질’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이 북한의 SLBM 개발 수준을 과소평가해 최적의 방어수단 강구를 위한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24일 오전 5시 30분경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동해상으로 SLBM 1발을 발사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신포급 잠수함(2000t)에서 발사한 이 미사일은 약 500km를 비행한 뒤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내 해상에 떨어졌다. 군은 북한이 JADIZ 침범을 최소화하면서 SLBM의 최대 추력을 테스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올 들어 SLBM을 발사한 것은 4월 23일과 7월 9일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발사된 SLBM은 북한이 2015년 1월 수중 사출시험을 시작한 이후 가장 멀리 날아갔다. 특히 80도 이상의 고각(高角)으로 발사해 단(段) 분리를 거쳐 최대 400km 이상 고도까지 치솟은 뒤 음속의 약 10배 속도로 대기권(50∼100km 고도)에 재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1000km 이상 날아가고, 고체 연료를 가득 채워 발사하면 2000km까지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북한의 SLBM 기술이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보고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 SLBM 개발에 성공했으며 올해 안에도 실전 배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군 당국은 북한의 SLBM 개발 기술이 미흡해 실전 배치까지 3, 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해 왔다.

 청와대는 이번 북한 SLBM 발사를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해 이날 오전 7시 30분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만 재확인했을 뿐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무수단에 이어 SLBM까지 개발에 성공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은 ‘폭주 기관차’처럼 질주하고 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의 핵 탑재 SLBM 실전 배치를 기정사실로 보고 군사적 대응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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