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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신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막아주길…"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신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막아주길…"

Posted July. 29, 2016 07:29,   

Updated July. 29, 20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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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는 자신이 사업을 했던 것처럼 나라를 운영하겠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부도를 냈고 법적 분쟁을 일으켰습니다. 주주와 거래처들에 환멸을 느끼게 했죠. 신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을 막아주길 바랄 뿐입니다.”

 미국 뉴욕 시장을 지낸 마이클 블룸버그(74·사진)는 27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확실한 저격수’ 역할을 하며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뉴욕 시장을 지낸 그는 블룸버그를 창업한 억만장자 사업가에 총기 규제 반대자, 친(親)기업 가치관을 지닌 정치인 등 프로필과 성향만 놓고 볼 땐 민주당보다 공화당을 지지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정치인이다. 무소속이지만 뉴욕 시장 임기 전반부(2002∼2007년)에는 공화당 소속이었다.

 블룸버그의 비판 요지는 “기업인이고 억만장자인 나 같은 사람도 트럼프를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트럼프가 뉴욕 출신인 것을 강조하는 것을 빗대 “나도 뉴요커(뉴욕 시민)인데 뉴요커는 사기꾼을 한눈에 알아본다”며 “트럼프의 가장 큰 특징은 위선”이라고 말했다. 그 사례로 “트럼프는 미국 기업들의 생산시설 해외 이전을 비난하면서도 자신의 의류회사 제품은 비용이 적게 드는 해외 공장에서 만들어 팔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선 “결함도 있는 사람이고 나와 가치관 차이가 많이 있다”면서도 “(클린턴을 찍는 게) 이번 대선에서는 올바른 선택,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처럼 무소속인 사람들은 꼭 클린턴에게 투표하길 바란다.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공화당 중 하나를 택하는 게 아니라 미국을 이끌기에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블룸버그의 연설을 핵심 시간대인 팀 케인 부통령 후보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직전에 배치했다. 정식 당원이 아닌 인사의 연설을 부통령 후보의 수락 연설과 현직 대통령의 지지 연설 직전에 배치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무소속 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