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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관측 위해 태풍 속으로 직접 '해상 드론' 보내는 프로젝트

태풍 관측 위해 태풍 속으로 직접 '해상 드론' 보내는 프로젝트

Posted July. 13, 2016 07:19,   

Updated July. 13, 20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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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관측을 위해 태풍 속으로 직접 ‘해상 드론’을 보내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과기원)은 태풍 감시용 무인 자율운행 선박 ‘웨이브 글라이더’를 이용해 올 여름 태풍을 직접 관측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인공위성 사진 분석 등을 통해 태풍의 강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해 왔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바다 위를 자유롭게 운항하는 선박형 로봇으로, 인명피해 걱정 없이 태풍 속에 바로 들어갈 수 있다. 풍속과 기온, 기압, 파도의 높이 등을 측정해 무선신호로 지상으로 보내 준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미국 리퀴드 로보틱스사가 2011년 개발했다. 1.6m 크기로 바다 물속에 반쯤 잠긴 채 움직이기 때문에 아무리 강한 태풍도 견디면서 해양과 기상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전지와 파도의 힘을 전기로 바꾸는 파력발전기가 달려 있기 때문에 중간 연료공급 없이 바다 위에 3개월 이상 떠 있을 수 있다. 선박 자동식별장치가 내장돼 있어 장애물을 자동으로 피해가고 필요한 경우 인공위성을 통해 500km 떨어진 경기도 안산 해양과기원 본원에서서도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

 해양과기원은 2014년 3억여 원을 들여 이 장비를 들여왔으며 한반도 상황에 맞는 운영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7월부터 웨이브 글라이더를 이용해 우리나라 태풍의 주 상륙 코스인 제주 남쪽 바다에서 태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장치를 이용한 태풍 탐사를 시도한 건 미국과 호주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다.

 웨이브 글라이더는 태풍이 우리나라 근처에 다가 오기 시작하면 제주 남쪽 바다 30km 지점에 대기한다. 이후 제주 남쪽 700km 인근까지 다다르면 자동 프로그램의 명령을 받고 스스로 태풍 속으로 나아간다. 최대 속도는 2노트(3.7km)로 사람이 걷는 것과 비슷하다. 해양과기원 측은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은 대부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과기원은 지난해부터 이 장비를 실제로 투입하려 했지만 태풍이 찾아오지 않아 실패했다. 올해 태풍의 중심부로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면 동북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태풍 정보를 바다 위에서 직접 파악한 첫 사례가 된다.

변지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변지민 동아사이언스기자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