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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처 산하로 간 뒤 ‘NLL 불법어로’ 손놓고 있는 해경

안전처 산하로 간 뒤 ‘NLL 불법어로’ 손놓고 있는 해경

Posted June. 07, 2016 07:25,   

Updated June. 07, 20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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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제 새벽 인천 옹진군 연평도 어민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바로 남쪽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2척을 끌고 왔다. 우리 어선 19척은 이날 조업신고를 하고 출항했으나 NLL 근방에서 중국 어선 70여척을 발견하자 뱃머리를 북쪽으로 돌려 직접 나포에 나선 것이다. 연평도 어민은 꽃게 금어기(7∼8월)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때문에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조업을 포기하고 중국 어선을 잡으러 갔겠느냐’는 하소연이 어민의 심정을 전해준다. 하지만 나포 지점은 NLL에서 남쪽으로 550m 정도밖에 안 돼 우리 어선들이 북한의 공격에 노출된 위험한 상황이었다.

 매년 4∼6월 꽃게잡이 철이 되면 중국 어선들의 NLL 불법 조업은 기승을 부린다. 작년에 해군 레이더에 잡힌 중국 불법 어선은 하루 329척으로 2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어선들이 밀려오는데 우리 해경은 어디 있느냐며 어민들은 불만을 터뜨린다. 세월호 사건 때 드러난 무능 때문에 국민안전처 산하로 편입된 해경은 올해 NLL 수역 경비함을 3척에서 6척으로 늘려 불법 조업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큰소리쳤다. 배에서 잠을 자다 붙잡힌 중국 선원들이 해경 단속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해경은 NLL 수역이 북한 해안포에 노출돼 있고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높아 불법 어선을 단속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북한으로부터 조업권을 구입한 중국 어선들이 NLL 남쪽까지 넘어와 불법 조업을 하다가 해경이 단속에 나서면 NLL 북쪽으로 내빼는 것도 해경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NLL 수역에서 중국 어선들이 보란 듯이 조업하는 것을 방치할 수는 없다. 중국 어선들이 쌍끌이 저인망으로 어린 물고기까지 쓸어가고 수온 변화까지 겹쳐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우리 어민은 배의 기름값도 대기 힘든 지경이다. 올해 4월 꽃게 어획량은 약 17만kg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78%나 줄었다. NLL 수역에서 장비를 더 보강하고 해군과 합동작전을 벌여서라도 공세적 단속을 함으로써 중국 어선의 영해침범과 불법 남획을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