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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벽 만들기전에”... 미국행 밀입국 급증

“트럼프, 장벽 만들기전에”... 미국행 밀입국 급증

Posted May. 27, 2016 08:12,   

Updated May. 27, 201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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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反)이민자 공약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주자로 급부상하면서 미국행을 서두르는 이민자가 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국 자료에 따르면 4월 서남부 국경으로 입국하려다가 붙잡힌 불법 이민자는 3만8135명으로 2014년 7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약 28% 늘어난 수치다.

 이곳을 통해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이들은 대부분 멕시코, 과테말라 등 중앙아메리카 출신이다. 트럼프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높이 9∼17m의 장벽을 세워 이민자 유입을 원천봉쇄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미국행 대열에 합류하는 이가 늘고 있다.

 지금도 3218km에 걸친 국경엔 6m짜리 철제 울타리가 있어 많은 이들이 사다리와 줄을 이용해 이 울타리를 넘는다. 땅굴을 파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장벽’이 세워지면 국경을 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게 된다. 올봄 엘살바도르에서 밀입국하다 붙잡힌 카탈리나 말도나도 씨(34)는 “그의 공약을 듣자마자 지금이 아니면 영영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공약이 오히려 불법 이민자를 불러들이는 역효과를 내자 일부 지지자들도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루번 빌라리얼 전 텍사스 주 리오그란데시티 시장은 “트럼프의 장벽 공약은 이민을 꿈꾸는 이들을 더 재촉할 뿐”이라며 “이민자 급증 현상은 대선이 있는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