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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명장면 담은 ‘삼국지연의도’ 복원

삼국지 명장면 담은 ‘삼국지연의도’ 복원

Posted May. 04, 2016 07:33,   

Updated May. 04, 201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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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하철 1호선 역인 ‘동묘앞’의 명칭은 인근에 있는 동관왕묘(東關王廟·보물 제142호)에서 비롯됐다. 1602년 지은 이 묘는 벽돌로 쌓은 사당 옆면과 지붕 모양 등에서 중국풍이 물씬 느껴지는 독특한 조선시대 건축 문화재다.

 명나라 황제 신종이 “임진왜란에서 관공(關公·삼국지의 관우)의 도움이 컸으니 사당을 세우라”며 건립비용으로 금화를 보내와 지었다.

 동관왕묘 사당 안에는 삼국지의 명장면을 그린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가 여럿 있었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상당수가 사라졌다. 최근 국립민속박물관이 고(故) 김태곤 교수의 기증 유물을 2년간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삼국지연의도 7점을 확인했다. 이 중 일부는 동관왕묘 내 사당인 동무와 서무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은 연구 성과를 정리해 총서를 발간한 데 이어 삼국지연의도 5점 등 총 20여 점을 모아 ‘신이 된 관우 그리고 삼국지연의도’ 특별전을 열고 있다.

 박물관이 김 교수의 기증품이 동관왕묘의 삼국지연의도라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증거는 안드레 에카르트가 1920년대에 발간한 사진집 ‘조선미술사’였다. 이 책에 당시 동관왕묘에서 찍은 삼국지연의도가 소개돼 있는데, 조사 결과 김 교수의 기증품과 일치했다. 이와 함께 그림의 테두리를 두른 청색 안료가 동관왕묘 정전 기둥에 쓰인 것과 같은 성분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또 그림의 녹색 안료가 1775년 스웨덴에서 개발돼 동양에선 19세기 후반에 사용하기 시작한 ‘셸레즈 그린’으로 파악돼 삼국지연의도가 이때 그려졌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특별전은 7월 4일까지. 02-3704-3279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김상운 기자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