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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복당’ 군불 때는 새누리, 내년 대선도 내줄 참인가

‘윤상현 복당’ 군불 때는 새누리, 내년 대선도 내줄 참인가

Posted April. 26, 2016 07:24,   

Updated April. 26, 20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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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총선에서 윤상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직후 새누리당 탈당 때 함께 탈당한 지방의원 6명이 22일 인천시당의 당원자격 심사를 거쳐 모두 복당했다. 당선된 뒤 이들과 함께 15일 복당 신청을 낸 윤 의원의 복귀도 조만간 허용되리라는 소문이 당 안팎에 무성하다. 윤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를 겨냥한 막말 공천개입 파문으로 당의 공천 시스템과 당청 관계불신과 정치 혐오를 증폭시킨 해당(害黨)행위자다. 벌써부터 그의 복당 얘기가 새나오는 것을 보니 총선 참패에도 새누리당은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 의원은 ‘옥새 파동’을 일으킨 김 전 대표와 함께 건전한 보수층이 여당에 싸늘하게 등 돌리게 만든 책임이 무겁다. 취중에 어느 ‘형님’과 통화하며 “김무성 죽여…” 같은 험구로 공천에 개입하려한 의혹은 구시대적인 정치공작의 악취를 풍겼다. 그의 오만한 행동 배후에 청와대 그림자가 어른거렸지만 지금껏 납득할 만한 해명도, 진솔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20대 국회 개원 협상 전 의석수를 늘려 제 1당의 지위를 회복해야 할 필요가 생긴 틈을 타 어물쩍 복당하려는 작태는 용납하기 힘들다.

 무소속 당선자는 윤 의원 외에 유승민 주호영 안상수 강길부 장제원 이철규 등 7명이다. 윤 의원만 친박(친박근혜)이고 나머지 6명은 비박이다. 모두 복당하면 새누리당 의석은 122석에서 129석으로 늘어 더민주당(123석)을 제칠 수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계파 갈등을 증폭시킨 핵심인 윤 의원의 복당에 당내 반대 기류도 거세다. 심재철 의원이 윤 의원과 유승민 의원을 제외한 5명부터 먼저 복당시키자는 ‘5+2’ 방식을 제안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혀 쫓겨났기 때문에 윤 의원과는 경우가 다르다.

 국회의원의 복당은 시도당 의결을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추인해야 가능하다. 지금 새누리당은 최고위원회가 해체됐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지연되고 있다. 지금이 보수층의 이반(離叛)을 초래한 해당행위자의 복당 군불이나 떼고 있을 한가한 때인가. 친박 세력은 아무리 박 대통령이 그를 총애한다고 해도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의석을 잃었는지부터 돌이켜봐야 한다. 총선민심을 받들지 않고 명분도, 실리도 없는 그의 복당을 받아들이면 새누리당의 앞날은 캄캄할 뿐이다. 윤 의원부터 스스로 자숙하지 않으면 자신의 정치생명만 단축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내년 대선에서 새누리당까지 다시 매서운 민의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기흥기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