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봄소풍 가던중 시가행진
“성도 이름도 잊어버린 친구들 그립군요”

1965년경 강원도 화천시 화천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화천댐으로 봄소풍 가는 길에 시내행진 중 찍은 사진이다. 앞에서 유치원기를 들고 가는 이가 필자이고, 뒤에는 원생의 어머니들과 인근 군부대의 군악대다. 군인가족이 많다보니 유치원생 소풍에도 군부대가 요모조모 도움을 줬던 모양이다. 큰북, 작은북 소리에 읍내 아주머니들까지 구경 나왔다.

필자의 아버지는 당시 육군 대위로 직업군인이셨으나, 1년여 뒤 전역하셔서 경남 합천으로 왔다.

까마득히 잊고 지내던 어릴 적 철부지 시절의 기억들을 떠올리자니 지금은 사라지고 없을 읍내의 판잣집 양철지붕 초가 등과 강가에 남은 동심의 흔적을 다시 한번 더듬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이름도 성도 다 잊어버린 친구들과 선생님,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는지….

이후 줄곧 합천에 사는 필자는 현재 농협에 근무하고 있다.

노주용/ 40세·경남 합천군 초계면 초계리

♣ 위 사진은 동아일보 뉴스플러스 170호에 실린것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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