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가족끼리 친정(충남 홍성)엘 갔다가 딸아이가 사진첩을 뒤적거리더니 찾아낸 사진이다. 옛 친구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코끝이 찡해왔다.

1972년 중3때 경자(맨오른쪽)가 카메라를 샀다는 소식에 친구들이 모여 김밥을 싸서 근처 용봉산에 올랐다. 폼나게 기타를 치는게 진짜로 엄마냐고 중학교 3녀생인 딸이 묻자 온 식구가 사진을 들여다 본다.

매 왼쪽부터 가수가 되겠다던 경희, 현모양처가 최고라던 숙진이, 그림을 썩 잘 그리던 지연이, 「끼」가 많던 미란이, 부잣집 맏며느리가 돼서 떡만 먹고 살겠다던 기희, 그리고 카메라때문에 우리의 부러움을 한몸에 샀던 경자.

미란이와 둘이서만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어 지금까지도 만나지만, 나머지는 뿔뿔이 흩어져 소식을 알 수 없다.

생각하면 가슴저리도록 보고싶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연란처 (02)453-8707.

이병서/40세·서울시 광진구 중곡4동

♣ 위의 사진은 동아일보 '뉴스플러스'에 실린것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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