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덕에 한국의 문화유산을 세계가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만난 오만 술탄 카부스대 무함마드 알 암리 교수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예술교육과 전공 교수인 암리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유산의 디지털 아카이빙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 역시 문화유산의 디지털 전환은 물론이고 여러 문화 행사의 온라인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접근성이다. 세계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리 교수는 2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제11회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문화예술교육 국제 심포지엄’ 연사로 참석해 오만의 문화예술 교육 현황과 코로나19 이후의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심포지엄에서 한국, 이집트, 말레이시아, 오만, 영국 출신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가 5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 교육, 회복과 전환’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암리 교수는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이 확산되면서 실습이 중요한 문화예술 교육에 한계가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게 된 건 기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각국이 비대면 소통 방식을 고민하게 되면서 오만 역시 문화예술 교육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대학에서의 예술교육은 대부분 대면이었고, 온라인 수업은 한두 개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닥친 2020년 초부터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교수진과 학생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인식 변화를 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합한 방식의 교육이 보편화됐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대면 행사와 교육이 다시 늘어나는 데 대해 암리 교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병합된, 투 트랙의 교육 방식이 균형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학생들이 많이 참석하는 이론 위주의 문화예술 교육은 온라인으로, 실습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복합적 수업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희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