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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6·25 참전 푸에르토리코 재해 신음...내달 현지 찾아 성금 전달  

조계종, 6·25 참전 푸에르토리코 재해 신음...내달 현지 찾아 성금 전달  

Posted April. 30, 2018 08:11   

Updated April. 30, 201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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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리브해의 진주로 불리는 푸에르토리코에는 잊혀진 영웅들이 있다.

 6·25전쟁 당시 푸에르토리코는 6만1000여 명이 참전해 장진호전투 등에서 여러 공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750여 명이 전사했고 100여 명은 아직도 실종 상태다. 희생이 컸지만 미군 소속으로 참전해 이들의 희생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1952년 미국 자치령이 된 푸에르토리코는 지난해 9월 허리케인 마리아로 입은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피해 규모는 500억 달러(53조6500억 원)로 추산된다. 340만 명이 아직도 전기와 통신이 끊겨 고통을 겪고 있는 상태이지만 미국 측의 지원이 원활하지 못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국내외 긴급구호 모금기구인 (재)아름다운동행이 푸에르토리코 지원에 나선다. 재단과 군종 교구 관계자들이 5월 26일경 현지를 방문해 30만 달러(약 3억2200만 원)의 성금을 전하고 현지 국립묘지도 참배할 예정이다. 현지 전력 사정이 최악의 수준인 것을 고려해 태양열과 석유를 이용하는 소형 발전기도 전달한다. 현지 방문 중 6·25 참전용사협회 관계자와의 만남과 파괴된 협회 시설 복구도 도울 계획이다.

 재단에 따르면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뜻으로 종단 차원에서 이번 지원 활동에 힘을 모으고 있다. 군 포교를 담당하고 있는 군종교구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군종교구장을 지낸 총무부장 정우 스님이 3000만 원을 기부한 것을 비롯해 여러 사찰에서도 정성을 모아 현재 모금액은 2억7000여만 원에 이른다.

 정우 스님은 “미국 자치령이라는 사정 때문에 푸에르토리코의 참전과 희생, 지진 피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까웠다”라며 “천지는 나와 한 뿌리이고, 이웃의 슬픔을 함께 슬퍼하는 게 불교의 동체대비(同體大悲)다. 많은 동참을 바란다”고 말했다.

 2008년 설립된 아름다운동행은 겨울철 난방 여건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아이연탄맨’ 활동을 비롯해 아이티와 네팔 지진 등 국제재난 현장에서도 활발한 구호와 기부 활동을 벌여왔다.


김갑식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