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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달러 들인 노동당 70년 무력시위, 세계가 비웃는다

14억 달러 들인 노동당 70년 무력시위, 세계가 비웃는다

Posted October. 10, 2015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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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평양 김일성 광장에선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해 인민군 3만 명과 군중 시위대 100만 명이 참가하는 열병식이 열린다. 5월 시험발사를 했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최대 한국 중부권까지 타격이 가능한 300mm 신형 방사포, 스텔스형 고속침투 선박 등이 등장할 것으로 정보 당국은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를 의식한 듯 장거리 로켓 발사 같은 직접적 도발 대신, 대규모 병력과 무기를 동원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정권의 위용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무력시위다.

당 창건 70주년이라는 것도 엄밀히 말하면 역사왜곡이다. 실제로 70년 전 1945년 10월 10일은 조선공산당 북조선 분국이 평양에 설치한 날이다. 소련은 1국 1당 주의 원칙에 따라 서울의 공산당을 중앙으로 인정했다. 김정은은 이번 행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치르도록 지시해 14억 달러(약 1조6200억원)의 비용, 전 주민이 29개월간 먹을 수 있는 옥수수 약 950만t을 살 수 있는 거금을 들인다고 한다. 경제규모 세계 2위인 중국이 지난달 전승식에서 1만2000여명의 군인 동원에 215억 위안(3조8700억원)을 쓴 것과 견주면 먹고 살기도 힘든 북이 얼마나 가공할 돈을 퍼붓는지 알 수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자에 김정은이 당 창건 70년을 앞두고 발표한 논문이라며 강력한 최첨단 무장장비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자위적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북한 주민들은 열병식은 왜 자꾸 하나. 그럴 돈이 있으면 배급이나 주지라며 원성을 터뜨리는데 김정은은 핵-경제 병진노선에 매달리고 있으니 이런 비정상적 체제가 과연 언제까지 존속 가능할지 근본적인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중국은 이번 행사에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파견했다. 김정은 집권 후 최고위 인사의 방북이다. 김정은이 핵 강성대국에 대한 망상을 접고 중국처럼 개혁, 개방으로 나가도록 설득하기 바란다. 최근 마루즈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유엔 총회에 북의 즉결처형과 납치, 자의적 구금, 인신매매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북한인권상황 보고서를 제출했다. 북이 국제사회의 조언에 귀를 틀어막고 핵과 미사일만 고집한다면 중국을 포함한 세계는 김정은에 미래가 있을 수 없음을 확인하고 대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