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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커피값, 쓰다 써 주요국 20곳중 6번째로 비싸

스타벅스 커피값, 쓰다 써 주요국 20곳중 6번째로 비싸

Posted August. 27, 201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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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4일 미국 뉴욕으로 휴가를 떠난 김성원 씨(38)는 고개를 갸웃했다. 평소 즐겨 먹던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이 톨 사이즈(355mL12온스)를 기준으로 2.45달러였다.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2530원. 한국에서 4100원을 주고 마셨던 커피를 뉴욕에서는 1600원(62.1%)싸게 먹을 수 있는 셈이었다. 그는 한국 스타벅스가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보다 커피를 비싸게 파는 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각국의 물가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평가지수(PPP)를 기준으로 한 한국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이 스타벅스의 본고장인 미국의 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 환율로 환산할 때도 1.64배에 이르렀다. 한국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0개국의 스타벅스 커피 가격 중 5번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커피 가격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국제비교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더구나 미국보다 배로 비싼 스타벅스 커피값을 국내 커피점과 비교할 경우 6위에 그칠 정도로 전반적인 한국 커피값의 수준이 높아 소비자가 봉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동아일보가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OECD 주요 20개국의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을 물가 수준 등을 감안한 PPP 환율로 분석한 결과 한국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는 4.85달러로 20개국 중 6위를 차지했고 일본(3.53달러10위), 프랑스(3.51달러11위), 독일(3.12달러14위), 영국(2.67달러16위)보다 비쌌다.

한국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를 시장 환율(이달 18일 기준)로 계산했을 경우에도 1위는 스위스(6.22달러), 2위는 오스트리아(4.93달러) 등 물가가 높은 국가의 커피 가격이 상위권을 차지했을 뿐 한국의 순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커피값이 높은 이유를 일각에서는 커피원두 가격이나 로열티보다 높은 임대료에서 찾고 있다. 한국 스타벅스가 도심의 대형 상권을 위주로 매장을 열면서 커피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서울의 중심부인 중구 명동과 을지로입구역 부근이나 신세계백화점 인근 매장까지 합치면 명동 근처의 매장 수는 15개에 이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를 보면 스타벅스의 임차료는 2012년 800억 원에서 2013년 962억 원으로 20.3% 늘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커피 가격이 안 그래도 비싼데 지난달 가격을 또 올렸다며 임대료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스타벅스 가격은 나라별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가별로 고객 가치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책정하고 있다며 나라별로 차별화된 운영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국내 커피 전문점 9곳의 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스타벅스(4100원)는 6위를 차지했다. 스타벅스의 톨 사이즈와 유사한 용량을 기준으로 폴바셋(5100원)이 가장 비쌌고 이어 커피빈(4500원), 엔제리너스(4400원) 순이었다. 커피전문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는 1조7000억 원으로 전년(1조5800억 원)보다 7.6% 성장했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커피 가격이 비싸도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그만큼 이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비싼 가격은 커피 전문점의 브랜드와 음용 경험 등이 감안된 총합()이라고 분석했다.

김유영 abc@donga.com김범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