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한-중, 방공구역 충돌 양상

Posted November. 29, 2013 08:07   

中文

중국이 최근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ADIZ)에 이어도가 포함되고,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과 중첩되는 문제를 시정해달라는 한국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맞서 한국은 KADIZ를 이어도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정면 대응방침을 밝혀 양국간 갈등과 대결 국면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은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백승주 국방차관과 왕관중()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육군 중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한 국방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했다. 이날 회담에서 한국 측은 중국이 사전협의없이 이어도까지 포함된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사태이며 이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정부 방침을 전달했다고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밝혔다. 또한 주변국들의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무관하게 이어도와 주변 수역에 대한 한국 정부의 관할권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KDAIZ와 중첩되는 부분은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군 관계자는 국익 보호를 위해 KADIZ를 (이어도까지)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임을 중국 측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중국의 ADIZ 설정이 핵심적 국익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는 논리를 되풀이하며 한국 측의 요구에 대해 수용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왕 부총참모장은 주권국가로서 (방공식별구역을) 당연히 선포할 수 있는 거 아니냐. 일본도 우리 코앞에 방공식별구역(JADIZ)을 선포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익 차원에서 ADIZ를 확장할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방침을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한국 정부에 이처럼 중국 ADIZ 변경 불가라는 단호한 입장을 전달했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서는 대응수위를 낮추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민감한 시기에 첫 항모전단을 구성해 남중국해로 훈련을 떠난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이 대만해협을 통해 남중국해를 향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랴오닝이 중-일간 영유권 갈등이 첨예한 센카쿠()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 주변 해역을 경유하지 않자 중국이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관련한 대응 기조에 변화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홍콩 펑황()위성TV는 28일 새벽 랴오닝이 중국과 대만 사이 대만해협 중간선에서 중국 남동해안 쪽으로 가까운 항로를 지나 남중국해로 진입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대만 정부는 랴오닝이 대만 해협의 중간선을 넘어 월경하지 않은 점을 확인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A23면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