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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사고, 국적기 신뢰까지 추락해선 안 된다

아시아나 사고, 국적기 신뢰까지 추락해선 안 된다

Posted July. 08, 201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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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아시아나 여객기의 착륙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부상했다. 일요일 오전 3시(우리시간) 쯤 대형 사고가 터져 아침잠에서 깨어난 국민이 깜짝 놀랐다. 항공업계에는 마()의 11분이라는 말이 있다. 항공기가 이륙하기 위해 활주를 시작한 후의 3분과 공항에 진입해 착륙할 때까지의 8분을 합한 11분 동안 항공기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다고 해서 생긴 말이다. 이번 사고도 마의 시간대에 발생했다.

이 사고는 항공기가 정상보다 낮게 공항에 진입하면서 후방 랜딩 기어가 공항의 방파제와 부딪쳐 바퀴가 이탈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비행기의 꼬리 부분이 활주로와 먼저 충돌해 잘려 나갔다. 사망한 승객도 후미에 타고 있었던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승객들이 대피한 뒤 화재가 발생해 동체 상부를 태운 뒤 진화됐다. 자칫 대형 참사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신속한 대처로 피해가 줄일 수 있었던 대목은 그나마 다행이다.

착륙 직후 조종사와 관제탑 사이에 긴급사태다. 구급차를 요청한다 비상차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교신이 오간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사고가 조종사 실수 때문인지, 항공기 정비 또는 공항 관제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미국에서 최근 5년간 사고율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항공기는 B777-200 기종으로 운항을 시작한지 7년 된 비행기이고 엔진에는 문제가 없었다.

국토교통부는 피해 상황과 사고원인 파악을 위해 어제 특별기편으로 정부 조사팀, 아시아나항공 사고대책반 30여 명, 외교부 서기관 1명을 현지로 급파했다. 사고조사팀은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함께 사고원인 조사를 벌인다. NTSB는 사고 상황이 상당히 특수하다고만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는 모든 관련 부서가 합심해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필요한 노력과 지원을 다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사고 조사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한미 관련 기관의 긴밀한 공조로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진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당장 급한 것은 부상자 치료 등 수습이다. 사고 항공사, 미국의 병원 및 당국, 한국 영사관 등이 공조체제를 가동해 추가 인명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항공사를 믿고 비행기를 탔다가 불의의 변을 당한 피해자 및 유가족에게 보상 등 응당한 조치를 취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창사 이후 3번째로 발생한 인명피해 사고다. 해외 언론에 한국의 항공사들이 과거 안전 문제를 지적받거나 사고가 난 전력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아시아나를 포함해 한국 항공사들에 대한 신뢰까지 추락하면 큰일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자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피해를 입은 탑승객과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