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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부모와 학교에만 맡길 순 없다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부모와 학교에만 맡길 순 없다

Posted July. 04, 20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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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자녀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갈등을 겪지 않는 가정이 거의 없다. 식사도중 부모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거나 자정을 넘긴 시간에 이불 속에서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학교에서는 아예 스마트폰을 거두어 따로 보관했다가 돌려주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교육부와 합동으로 초4 중1 고1 청소년 170만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3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전수진단 결과가 예상을 뛰어넘는다. 스마트폰에 대한 내성()과 금단현상을 보이는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이 무려 24만여 명으로 인터넷 중독 위험군(10만5000여명)의 2배 이상이었다. 24만 명이면 청소년 7명 가운데 1명꼴이다. 3개 학년을 조사한 것이 이 정도이니 초중고생 전체 숫자를 감안하면 중독자는 100만 명에 가까울 것이다.

스마트폰은 기기 값만 100만원에 가깝지만 스마트폰이 없으면 왕따 당한다는 자녀의 성화에 부모가 당해낼 재간이 없다. 실제로 청소년기에 휴대전화가 없어 그때그때 전달되는 메시지를 전달받지 못하거나 만남에 끼지 못할 경우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21.4%에 불과하던 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2년 64.5%로 1년 만에 3배가 됐다.

청소년기 스마트폰 중독이 가져오는 폐해는 학습부진, 시력 및 체력저하는 물론 집중력과 수면 감소, 과도한 통신요금, 전자파 노출 등 헤아릴 수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간관계의 갈등이다. 게임중독이 많은 인터넷과는 달리 스마트폰은 채팅이 주로 문제를 일으킨다. 스마트폰 이용을 막으려는 부모와의 갈등, 채팅을 통한 또래간 갈등이 주는 상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하다. 카카오톡과 같은 채팅프로그램은 소문과 험담, 따돌림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집단욕설(떼카)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채팅방을 통해 금품을 요구하거나 협박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은 학교에서도 골칫거리다. 대체로 교사가 수업 중 휴대전화를 걷어 보관하는데 분실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최근에는 수거한 휴대전화 30대가 분실돼 교사가 차를 팔아 변상한 사건도 있었다. 교사가 원활한 수업을 위해 잠시 수거한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해서 자기 돈으로 배상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 말고는 없을 것이다.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되었다.

스마트폰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외면하고 살아갈 수는 없다면 현명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가정에서는 가족구성원간 대화를 늘리고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아야 한다. 문제가 심각할 경우 청소년 자녀와 직접 부딪히기보다는 전문상담기관을 찾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휴대전화만 스마트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도 스마트해져야 한다.